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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목회 여파… 후원금 씨가 마른 여의도, “후원금이 안 들어온다” 의원들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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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목회 여파… 후원금 씨가 마른 여의도, “후원금이 안 들어온다” 의원들 아우성

입력
2010.12.1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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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임금 체불, 신용카드 지급 정지, 각종 비용 외상결제…’

적지 않은 국회의원들이 최근 이 같은 ‘경제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청목회 입법로비 사건’ 이후 후원금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12월은 1년 중 정치 후원금이 가장 많이 몰리는 대목이지만 여의도는 극심한 ‘돈 가뭄’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요즘 의원들 사이에선 “검찰이 정치권의 영업을 방해하고 있다”는 불평 섞인 농담이 유행하고 있다.

특히 10만원 소액 후원은 전액을 환급 받을 수 있음에도 거의 씨가 말랐다고 한다. 청원경찰들이 의원들에게 10만원씩을 후원했다가 검찰 수사를 받았다는 사실 때문에 후원을 꺼리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17일 “예년엔 후원금 한도 1억5000만원 중 약 1억원이 10만원짜리 후원으로 채워질 정도로 비중이 컸는데, 올해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측도 “다들 검찰에 불려 다니는 게 싫다면서 후원을 끊더라”면서 “모금액이 지난해 1억8,000만원에서 올해 8,000만원으로 급감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전국 단위 선거인 6ㆍ2 지방선거가 있었기 때문에 후원금 한도가 평년의 두 배인 3억원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1억원을 넘긴 의원을 찾기 힘들 정도다. 한나라당 조해진 의원은 “후원금을 한도까지 다 걷어도 지역사무실 운영비, 의정보고서 제작ㆍ발송비, 정책연구비 등으로 쓰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는데, 후원금이 줄어드니 정말로 팍팍하다”며 “최근 정치자금 계좌 잔고가 모자라 정치활동비를 개인 카드로 결제한 적이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같은 당 김영우 의원은 “정치자금을 세비로 충당하는데도 부족해 최근 지역사무실 직원 임금을 체불하기도 했다”고 푸념했고, 권영진 의원 측은 “2,000만원 적자가 나서 사비로 채워 넣었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상대적으로 더 심각한 후원금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민주당 정장선 의원은 “의정보고서 발송 비용이 모자라 외상으로 보내야 할 판”이라고 말했고, 최문순 의원은 “소액 후원금이 끊긴 여파로 6,000만원 밖에 모금하지 못했다”고 했다.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은 “지난해의 5분의1 수준인 2,000만원 밖에 못 채워 빚을 내야 할 상황”이라며 “청목회 수사 때문에 오히려 검은 돈 수수가 늘어나 정치가 더 혼탁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의원들은 연말까지 후원금을 조금이라도 더 걷기 위해 애쓰고 있다.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최근 ‘후원금을 떡 사먹고 술 마시는데 쓰지 않는다’면서 후원을 호소하는 서신을 지인들에게 보냈다. 모금액이 6,000만원에 그친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도 ‘구상찬이 매우 어렵습니다. 도움이 필요합니다’라는 내용의 엽서 8,000장을 보냈다. 또 최근 의원회관에선 의원들끼리 동료 의원들에게 후원을 부탁하는 카드나 서신을 서로서로 보내는 광경이 자주 목격된다고 한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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