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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조훈현-서봉수 15년만에 타이틀매치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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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조훈현-서봉수 15년만에 타이틀매치 격돌

입력
2010.12.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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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라이벌 조훈현과 서봉수가 오랜만에 타이틀매치를 벌인다. 지난 10월에 탄생한 시니어기전인 제1회 대주배 결승전에서 첫 우승컵을 놓고 3번 승부를 벌인다. 대주배는 만 50세가 넘은 노장기사에게만 출전권을 부여했기 때문에 그동안 젊은 후배들에게 밀려 판맛을 보지 못했던 반백의 노장기사들이 총출동, 두 달여 동안 열전을 벌인 끝에 결국 조-서가 나란히 결승에 진출했다.

조훈현과 서봉수가 국내 기전에서 타이틀매치를 벌이는 건 무려 15년만이다. 1970~80년대 국내 바둑계를 석권하며 한 해 평균 대여섯 기전에서 잇달아 도전기를 치렀던 조-서지만 95년 박카스배 결승전 이후에는 한 번도 정상 무대에서 만나지 못했다. 두 선수는 그동안 특히 명인전에서 치열한 타이틀 다툼을 벌였다. 74년 7월 제6기 명인전에서 당시 명인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던 서봉수에게 조훈현이 첫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1대3으로 패했다. 그러나 3년 후인 제9기에서는 조훈현이 승리해 5년간 명인위를 지켰던 서봉수의 장기집권을 종식시켰다. 이후 조-서는 무려 11차례나 명인전 도전기에서 만나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바둑팬들에게 영원한 라이벌로 각인됐다. 이들은 24년간 69번 타이틀전을 벌여 조훈현이 56차례 우승했고 서봉수가 13회 정상에 올랐다.

오는 22일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지는 대주배 결승 1국이 판수로는 364번째 대결이다. 조-서는 73년 1월 지금은 없어진 제1회 백남배 본선에서 처음 만나 올 2월 맥심배 본선 8강전까지 무려 37년간 363번 싸워서 조훈현이 244승 119패를 거뒀다. 세 판을 두면 두 판을 조훈현이 이긴 셈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서봉수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둘 다 이제는 승부의 뒷전으로 물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서는 공식 기전에서 1년에 한 번 만나기도 어려운 형편이지만 최근 5년간 전적을 보면 서봉수가 3승1패로 앞섰다. 15년만에 재현된 조-서의 타이틀매치 승자는 과연 누가 될지, 벌써부터 올드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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