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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올해 한국출판문화상이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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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올해 한국출판문화상이 남긴 것

입력
2010.12.1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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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가 주최하는 제51회 한국출판문화상의 수상작을 17일자 지면에 발표했다. 책을 사랑하는 모든 독자와 더불어 수상자들에게 축하를 보내며, 심사위원들이 명예를 걸고 정성껏 선정한 수상작들을 자신있게 권한다.

이번 한국출판문화상은 의미있는 성과가 여럿 된다. 반세기하고도 1년째인 이 상의 역사상 처음으로 만화책이 상을 받은 것은 고무적이다. 만화가 최규석씨가 쓰고 그린 <울기엔 좀 애매한> 이다. 출판문화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자에게 수여하는 백상특별상이 북디자이너 정병규씨에게 돌아간 것도 반가운 일이다.

"만화에도 상을 주다니 신기하다" "어떻게 이 상이 나한테 왔을까 싶었다"는 두 사람의 반응은 만화와 북디자인이 그동안 정당한 평가를 못 받아온 데 따른 것이다. 만화라고 홀대할 일이 아니다. 북디자인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북디자이너가 상 받을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은 이상하다.

본심에서 심사위원들이 질타한 학계의 게으름은 올해를 넘기기 전에 반성할 일이다. 올해는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인 중요한 해인데도, 학계는 한국전쟁을 본격적으로 재조명하는 데 대체로 무관심했다. 한국전쟁 당시 외국인 종군기자 등이 때맞춰 출간한 묵직한 다큐멘터리가 오히려 더 눈에 띌 만큼 한국 학자의 책이 적었다.

거기에는 대학의 교수 평가 방식 탓도 있다. 학술지에 논문 몇 편 실었느냐만 세어 점수를 매기지, 저술이나 번역은 해봤자 논문만큼 인정해 주지도 않는데 누가 열심히 하겠는가. 이번 한국출판문화상은 저술(학술)부문 수상작으로 역사학자 박찬승 교수의 <마을로 간 한국전쟁> 을 선정함으로써, 학계와 출판이 해야 할 몫이 무엇인지 환기시켰다. 출판상의 존재 이유 또한 더욱 분명해졌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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