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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가 연주하는 자진모리 장단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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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가 연주하는 자진모리 장단은 어떨까?

입력
2010.12.17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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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해금을 전공한 덕에 국악에 자연히 관심이 많이 갔어요. 어려서부터 합주도 했죠.” 첼로 주자 김시내(32)씨의 연주회 ‘ExpressionⅢ’는 공연기획자로 변신한 동생 고이(31)씨에 대한 고마움의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첼로와 가야금의 만남’이라는 부제 아래 첼로가 가야금과 만난다. 김씨가 ‘국악기와의 만남’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해금에서 시작, 대금을 거쳐 해마다 열어온 연주회다. 연주자들끼리의 교감이나 즉흥의 경지를 자유로이 넘나들었다.

“국악 작곡가 김대성씨는 개작까지 했어요.” 무당의 접신 행위를 묘사한 ‘가야금과 첼로를 위한 반서름’ 중 귀기가 물씬 풍기는 대목에서 작곡자가 첼로에 더 무게를 둔 까닭이다. 원래 현대 가야금의 중요 레퍼토리였다. “임준희씨의 ‘댄싱 산조’에서는 바이올린 뺨치는 화려한 연주를 하죠. 첼로의 풍부한 음색에 얹혀 나오는 카덴자 대목을 즐겨 주세요.” 김씨는 “보통의 산조 양식을 뒤집어 자진몰이_휘몰이_진양조로 전개되는 곡”이라며 “자아를 내려놓고 몰입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가 가장 애착을 느낀다는 곡이다.

김씨가 협연 악기를 바꿔 오는 것은 스스로의 음악적 실험이기도 하지만 팬들에게 다채로움을 선사하고픈 마음이 더 크다. 비애호가들도 쉬 매료되는 다양한 레퍼토리 덕에 그의 블로그에는 연주회 바로 다음날 “강렬하다, 다음도 기대된다”는 등의 후기가 쌓인다.

그러나 이제 시리즈를 접는다. “내년부터는 실험보다 학구적인 무대에 치중할 생각이에요.” 즉흥에서 악보에 충실한 연주로 무게중심을 옮긴다는 것이다. 메시앙의 난곡 ‘세상의 종말을 위한 4중주’(5월)를 비롯해 고전적 레퍼토리에 중점을 둔 독주회(10월) 등 그의 예술적 스펙트럼은 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10월에 연주할 쇼팽의 ‘첼로 소나타’는 두 번 연주하는 셈이죠. 한번은 악보대로, 또 한번은 전자 음악가와의 협연이에요.” 협연자의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해 가는 실시간 인터랙티브 연주회다.

이번 연주회는 세모 분위기에 충실하다. “서양 클래식 곡도 두 곡 있어요. 구노의 ‘아베마리아’와 피아졸라의 탱고 ‘망각’이에요.” 가야금에 박세연 정은선, 피아노에 박혜현 협연. 26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586-0945

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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