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중단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수용 등의 6자회담 재개 조건에 대해 의견일치를 본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이 같은 합의는 모스크바를 방문한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러시아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외무차관과의 회담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국, 미국, 일본 등 3개국은 6자회담 재개 조건으로 북측에 ▦우라늄 농축 계획 중단 ▦IAEA 사찰단 복귀 수용 ▦핵 폐기 목표를 명기한 9∙19 공동성명 이행 ▦핵시설 모라토리엄 선언 등 5가지를 요구하기로 합의했다. 다이빙궈 중국 국무위원은 최근 방북해 이 같은 조건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전달됐다.
이로써 북한을 제외한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5자간에 6자회담 재개 조건에 대해 의견 접근이 이뤄진 셈이다.
이와 관련 위성락 본부장은 1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주재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러시아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활동이 유엔 안보리 결의와 9ㆍ19 공동성명에 위배되고, 연평도 포격도 비난 받아 마땅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6자회담 재개 조건과 관련 "핵 개발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과의 협상은 없다는 게 한국, 미국, 일본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지금까지 조율된 5대 조건은 중국과 러시아에도 전달됐다"며 "IAEA 사찰단 복귀가 이뤄지더라도 핵개발이 중단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6일 담화 발표를 통해 "6자회담을 포함한 모든 대화 제안을 지지하지만 결코 대화를 구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담화는 "각종 전제조건을 내세우는 방법으로 미국은 모든 대화 제안을 회피하면서 조선반도와 주변에 전쟁 분위기를 고취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해 한미일의 6자회담 재개 조건 제시를 겨냥했다. 담화는 이어 "2012년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기 위해 지금은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해야 할 시기"라며 투자 확대를 위해 '평화적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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