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치중됐던 미국의 국제 위상을 민간외교로 복원시키겠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15일 국무부에서 밝힌 ‘4개년 외교ㆍ개발 검토(QDDR) 보고서’의 핵심이다. QDDR은 클린턴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밝힌 ‘소프트 외교’를 외교현장에서 실현하기 위한 실무 청사진으로, 지난 2년여간 연구작업을 거쳐 이번에 처음 작성됐다. 국방부의 4개년 국방정책검토(QDR) 보고서를 벤치마킹 했다.
요점은 군사력을 앞세운 일방외교를 펼쳐 비난을 샀던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대외 접근법에서 탈피, ‘문민파워’를 통해 분쟁발생 소지를 사전에 해소하고, 폭력사태 발생 시 민간 외교관을 군의 파트너로 적극 활용한다는 것이다. 문민파워는 행정부의 직업외교관과 민간의 전문가들을 포함한 개념이다.
QDDR은 “미국의 국가이익과 가치를 발전시키고, 21세기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교관과 개발분야 전문가들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며 “문민파워의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국무부와 국제개발처(USAID)에서 활동할 5,500여명의 외교관을 신규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세계보건과 농업분야에서 USAID의 역할이 강조됐다.
국무부의 직제도 상당부분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 내에 ‘분쟁 및 안정화 활동국’이 신설되고 ▦제재ㆍ불법자금 담당 특별조정관 ▦경제성장ㆍ에너지ㆍ환경 담당 차관 ▦안보ㆍ민주주의ㆍ인권 담당 차관 등의 자리가 새로 만들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내년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국무부와 해외원조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클린턴 장관의 이런 청사진이 예산으로 뒷받침될지는 미지수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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