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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리스크 산적, 예측불허 '격랑' 예고/ 전문가 11명 내년 경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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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리스크 산적, 예측불허 '격랑' 예고/ 전문가 11명 내년 경제 전망

입력
2010.12.16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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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재정위기, 미국 경기의 부진한 회복, 중국 인플레이션에 따른 긴축... 내년 우리나라 경제에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대외 변수들이다.

16일 한국일보의 설문에 응답한 11명의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외 불확실성 때문에 내년에는 올해보다 수출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에도 ▦과잉 유동성 ▦지정학적 위험 ▦가계부채 ▦환율ㆍ물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등 악재가 산적해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에 따른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지금 기준금리(2.5%)는 지나치게 낮다고 봤다. 천천히 올리되 그래도 내년 말 3.5%까지는 인상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경기전망과 수출

경제연구소들은 우리나라가 올해 6%대의 높은 성장을 가능케 했던 1등 공신인 수출이 내년에는 기저효과와 해외 불확실성 등으로 다소 위축될 것으로 우려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올해 20%대 후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수출증가율이 내년에는 9%대로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세계 경기의 전반적 둔화와 올해의 높은 수출 증가율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내년 수출 증가율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의 긴축'을 가장 큰 대외 리스크로 꼽으면서 "한국 경제의 대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을 뿐 아니라, 글로벌 위기 후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도 매우 커졌다"고 강조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에 가장 영향을 주는 변수로 미국을 꼽았다. 그는 "대미 수출뿐 아니라 중국을 경유한 우회 수출도 미국 경제에 달려 있다"면서 "유럽의 재정위기는 큰 리스크이지만 실물에는 그다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은 수출 전망에 대해 좀더 긍정적이었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계속 승승장구하고 미국 더블딥이 없다면 우리 수출도 잘 될 것"이라면서 "요즘 비관론자 목소리가 잘 안 나온다"고 말했다. 임지원 JP모던 이코노미스트도 "기저효과가 있었던 올해만큼은 아니겠지만 내년에도 두 자릿수 수출 증가율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적한 국내 리스크

내년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불확실성은 해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국내 변수들은 훨씬 다양하고 그 위험도도 가능하기 어렵다. 그만큼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뜻이다.

유병규 본부장은 연평도 사태와 유사한 도발이나 북한체제 급변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가장 큰 위험요소로 꼽았다. 그는 "지정학적 리스크는 발생 가능성을 전혀 예측할 수 없지만, 만약 발생한다면 대외신인도 하락, 금융시장 불안, 실물경기 및 심리 침체 등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과잉 유동성'을 우려했다. 저금리로 국내에서도 단기 부동자금이 투자할 곳을 찾아 헤매고, 해외에서도 외국인의 한국 주식ㆍ채권 매수 등으로 자금이 흘러 들어오고 있어, 자산가격이나 물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 김 부장은 "가계부채와 물가 등 다른 대내 리스크도 결국 과잉 유동성과 동떨어져 생각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와 권구훈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PF부실'을 최대 리스크로 제시했다. 전 교수는 "저축은행이 PF 부실 여파로 부실화하고 최악의 경우 도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와 임지원 본부장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물가에 후행하면서 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만약 수출기업 지원을 위한 개입 등으로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절상)하지 못하면 물가는 잡지 못하면서 높은 금리 부담만 초래돼 수출과 내수 부문간의 양극화가 더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적정 금리는

전문가들은 내년 경제 성장률이 대체로 4% 초반에 머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5%를 목표로 삼은 정부나 4.5%를 주장한 한은 모두 낙관적인 전망이라는 것. 하지만 성장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정상화는 계속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 내년 말 기준 적정 기준금리는 3.5%가 적당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3% 미만'이나 '3%' '3.25%'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3.75% 이상이라는 의견은 한 명도 없었다.

현재 기준금리가 2.5%이므로 3.5%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0.25%포인트씩 올린다고 가정할 경우 네 번을 더 올려야 한다. 올해 한은은 3분기와 4분기에 한 차례씩 올렸는? 이 정도 속도로 올린다고 가정하면 내년 말에는 전문가들이 말한 적정 기준금리에 도달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인상 속도와 관련, '가급적 빨리 올려야 한다'(2명)보다 '천천히 올려야 한다'(6명)는 의견이 많았다. 단, 권순우 실장은 "내년 경기가 둔화하므로 정상화를 최대한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내년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 (5명)이라는 의견과 '횡보국면을 보일 것'(4명)이란 의견이 팽팽했다. 장민 실장은 "지방은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으나 서울과 수도권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은 저금리와 유동성, 경기 회복 등을 바탕으로 내년에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거품이 붕괴되려면 공급과잉, 수요저하 등 여러 가지 요건이 있어야 하는데 한국은 아직 그런 단계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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