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장파 의원 23명은 16일 국회 폭력 사태 및 여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와 관련 '물리력 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국회 바로 세우기를 다짐하는 국회의원'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의원들은 이날 '자성과 결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의원직을 걸고 물리력에 의한 의사진행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지키지 못하면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당장 여야간 충돌이 우려되는 한미FTA(자유무역협정)와 관련 "한미FTA에는 공감하지만 물리력을 동원한 직권상정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성명에 참여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남경필 의원도 "(외통위에서) 물리력을 동원해 한미FTA를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말해 국회의 비준동의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이들은 당지도부 문책론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성명서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곱지는 않다. 당 안팎에서는 "뚜렷한 대안도 없이 졸속으로 마련된 성명서"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국회 폭력에 책임이 있는 의원들이 충분히 반성하지는 않고 총선을 의식해 성명서를 내놓은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성명에는 4선의 남경필 황우여, 3선 권영세 이한구 정병국, 재선 신상진 임해규 진영, 초선 구상찬 권영진 김선동 김성식 김성태 김세연 김장수 배영식 성윤환 윤석용 정태근 주광덕 현기환 홍정욱 황영철 의원 등이 참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몸싸움에 앞장섰던 분들이 국회 바로 세우기를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나 민주당 정장선 의원은 "한나라당 소장파의 각오를 믿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장선 김부겸 김성곤 의원 등은 17일 모임을 갖고 국회 폭력을 타파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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