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지를 앞세워 넘기에'유럽 챔피언'의 장벽은 높았다. 성남 일화가 2010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준결승에서 인터 밀란(이탈리아)에 완패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성남은 1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인터 밀란을 맞아 사력을 다했지만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신 감독은 인터 밀란전을 앞두고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고 비장한 출사표를 던졌지만 한 수 위의 인터 밀란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근 이탈리아 세리에 A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인터 밀란은 '망신'을 우려한 듯 최정예 멤버로 베스트 11을 구성했다. 지난 시즌 세리에 A 득점왕 디에고 밀리토가 최전방에 나섰고, 2010~11 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사무엘 에토오와 고란 판데프가 좌우 측면 공격수로 배치됐다.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와 에스테반 캄비아소, 데얀 스탄코비치가 중원에 포진했고, 하비에르 사네티와 크리스티안 키부가 좌우 풀백에, 이반 코르도바와 루시우가 중앙 수비를 맡았다.
인터 밀란은 중원의 핵 스네이더르가 김성환의 태클에 부상하며 교체돼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선제골을 뽑아내며 분위기를 장악했다. 전반 3분 에토오가 밀리토를 겨냥해 내준 패스를 조병국이 차단했다.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흐른 볼을 스탄코비치가 그대로 왼발 슛, 성남 골 네트를 갈랐다.
전반 31분에는 공격에 가담한 베테랑 수비수 사네티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밀리토와 2대 1패스를 주고 받으며 문전으로 침투한 사네티는 골지역 정면에서 골키퍼 정성룡과 맞선 찬스를 오른발 슛으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성남은 후반 들어 공세의 수위를 높였지만 정확도 낮은 슈팅으로 인터 밀란 골문을 열지 못했고 후반 28분 밀리토에게 쐐기골을 허용하며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인터 밀란은 개인기에서 한 두 단계 위의 선수들이다. 몸값 차이만 보더라도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었다"라고 패배를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내용적으로는 우리가 인터 밀란보다 잘했다고 본다. 심판이 공정했다면 더 잘 할 수 있었다. 상대 파울을 몇 차례 선언하지 않았고 볼 소유권 판정도 여러 번 잘못됐다. 밀리토의 세 번째 골은 핸드볼 파울이었는데 득점으로 인정했다"고 편파 판정이 대패의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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