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박지성(29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2011년 아시안컵을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의사를 밝혔다. 한국축구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룬 2010년 남아공월드컵 직후부터 '아시안컵이냐,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냐'는 등 대표팀 은퇴시점에 관한 엇갈린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무대가 아시안컵으로 사실상 정해지는 모양새다.
그러나 본인 의지와는 달리 "아름다운 은퇴도 좋지만 브라질월드컵까지 같이 가고 싶다"며 만류 의사를 밝힌 조광래 대표팀 감독과의 조율, 여기에 "아직은 국가를 위해 더 뛰어줬으면 한다"는 여론 등을 감안할 때 실제 은퇴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박지성이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을 떠날 경우, 2000년 4월 5일 라오스와의 아시안컵 1차 예선을 통해 데뷔전을 치른 지 11년 만의 은퇴다. 특히 데뷔와 은퇴 무대가 아시안컵이라는 것도 공교롭다. 박지성은 현재 A매치 94경기에 출전, 13골을 기록 중이다.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씨는 16일 A대표팀과 명지대간의 연습경기가 열린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지성이가 남아공월드컵 전에도 '이번 아시안컵이 마지막'이라고 얘기해 왔다. 그 생각은 변함이 없고 확고하다"며 대표팀 은퇴의사를 전했다.
은퇴를 결심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후배 양성과 장거리 비행에 따른 몸 상태 악화 등이 꼽힌다. 박씨는 "지성이가 '후배들을 위해 비켜주어야 한다. 내가 없어야 (이)청용이 같은 후배들이 나타난다"며 "아들이 '젊은 선수들과 훈련해보니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겠다. 구경가도 되겠다'라는 말을 계속해왔다"고 말했다.
특히 대표팀 차출 등으로 인한 장거리 비행이 고질병인 오른 무릎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도 은퇴 이유다. 박씨는 "지성이가 대표팀 소집 등으로 비행기를 타고 나면 무릎에 물이 차서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2007년 4월 무릎 수술을 받은 박지성은 이듬해 6월 남아공월드컵 3차 예선 기간과 지난해 10월 세네갈과의 평가전 직후에 무릎이 부어 올라 두 달간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남아공월드컵 직전인 6월 3일 스페인과의 친선경기, 지난 10월 12일 한일전 등 최근까지도 무릎 통증을 호소, 결장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10~11시즌 한 시즌 최다골(6골) 기록을 갈아치우며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박지성은 27일 아랍에미리트(UAE) 전지훈련부터 대표팀에 합류, 51년 만의 우승컵 탈환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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