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차도남’(차가운 도시남자)부터 ‘까도남’(까칠하고 도도한 남자), ‘꼬픈남’(꼬시고 싶은 남자), ‘꼼도남’(꼼꼼한 도시남자)까지 매력적인 남성들이 여심을 흔들고 있다. 손석희 교수는 날카로우면서도 지적인 이미지로 원조 차도남으로 꼽힌다. 까도남 현빈은 SBS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까칠하면서도 자신의 여자에게만은 다정한 역할을 맡아 드라마 인기의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박시후는 MBC 드라마 ‘역전의 여왕’에서 재벌 2세로 출연하며 꼬픈남으로 등극했고, 공유는 영화 ‘김종욱 찾기’에서 성실하지만 지나치게 꼼꼼한 캐릭터로 등장해 꼼도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캐주얼과 정장을 넘나들며 세련된 패션 감각을 갖고 냉철하고 지적인 이미지를 풍긴다는 것이다.
남친이나 남편이, 아니면 본인이 요즘 대세인 현빈이 아니라고 고민할 필요는 없다.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바꿔 시크(chic)한 차도남으로 변신할 수 있다. 남성 캐주얼 브랜드 시리즈의 김영혜 디자이너는 “포근하거나 따뜻한 이미지 보다 세련미가 강조되는 만큼 군더더기 없이 몸에 딱 맞는 의상을 권한다”며 “외투는 단순한 디자인을 선택하되, 니트나 소품으로 포인트를 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모델 변우석(20)씨는 평소 후드티셔츠에 헐렁한 점퍼, 면바지를 즐겨 입는다. 190㎝의 큰 키에 얼굴도 작은 편이라 어떤 스타일도 잘 소화하지만 동그란 얼굴형과 착해 보이는 인상이라 냉철하면서도 세련된 차도남 스타일이 어울릴 지 고민이 된다. 변씨가 공식적 자리와 편안한 자리에 맞춘 차도남 변신에 도전했다.
날씬한 무채색 정장으로 도도하게
차도남 스타일의 기본은 몸에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재킷과 바지다. 뾰족한 옷깃과 스키니 바지는 빈틈없고 날카로운 차도남의 성격을 드러내는 패션 포인트. 회색, 검정색 같은 무채색으로 코디해 도시적 스타일을 연출한다.
변씨도 몸에 맞는 회색 정장을 입어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강조했다. 바지는 허리 부분에 주름을 없앤 노턱(No-Tuck)디자인을 입었다. 허리 주름이 없으면 날씬하고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다만 전체적으로 회색정장이어서 칙칙해 보일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초록 카디건으로 산뜻하게 연출했다.
코트는 색조 차이를 둔 남색 체크 무늬 색상에 앞섶에 단추가 두 줄로 달린 더블 브레스티드 디자인을 선택했다. 코트 깃 부분에 퍼(fur)장식을 더해 자칫 너무 강해 보일 수 있는 이미지를 다소 부드럽게 했다.
신발은 차도남 코디를 완성하는 중요한 아이템. 무채색 정장에는 검정색 구두를 신는 게 정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클래식한 갈색 신발을 신어 스타일에 포인트를 줬다.
변씨의 헤어스타일은 가르마를 없애고 단정하고 깔끔하게 연출하는 데 중점을 뒀다. 차도남 헤어 스타일 연출을 위해서는 2대 8로 머리를 가르는 가르마선의 기본 배분을 지키되 선 자체는 보이지 않게 처리하면 된다. 헤어기기 업체 로벤타의 류경우 마케팅 이사는“머리 층을 많이 낸 레이어드 스타일이라면 정수리 부분은 고데기를 활용해 볼륨을 살려주고 머리를 한쪽 방향으로 빗어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날씬한 다운점퍼와 넥워머로 트렌디하게
캐주얼을 입을 때도 몸에 붙는 회색 의상을 선택했다. 이때 동일색상이나 유사색상이지만 색조의 변화를 주는 톤온톤 코디를 통해 전체적으로 일관된 느낌을 주면서 단조로움을 피했다. 같은 회색계열이지만 다운재킷보다 바지색상을 진하게 입었다. 시리즈 소현우 디자인 실장은 “톤온톤 코디 때 상하의와 니트 가운데 한가지 정도는 단색보다는 체크무늬나 다른 소재를 선택하면 세련돼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번 코디에서는 특히 소재의 표면이 보풀되어 있는 헤어리(hairy)니트로 개성 있고 도시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슬림하게 보이는 다운점퍼를 고른 것도 포인트. 특히 어깨 부분에 가죽을 덧대 기존 단조로운 다운재킷과는 달리 활동적이면서 트렌디한 느낌을 연출했다. 여기에 요즘 유행인 넥워머(neck warmer)로 포인트를 줬다.
신발은 소가죽 소재에 클래식한 검정색 디자인의 스니커즈를 신어 도도한 스타일을 완성시켰다.
헤어스타일은 자연스럽게 연출해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게 캐주얼 의상에 잘 어울리는 것을 감안, 웨이브를 살짝 넣었다. 라뷰티코아 도산점 헤어디자이너 김창기 팀장은 “머리를 말릴 때 드라이기를 이용해 가르마 방향으로 컬(curl)을 만든 후 왁스를 이용해 한 움큼의 머리카락을 쥐었나 놨다 하며 모양을 잡아주면 된다”고 말했다.
비비크림으로 깨끗한 피부 연출
아무리 의상을 갖춰 입어도 깨끗한 피부가 아니라면 차도남 스타일을 소화하기 어렵다. 메이크업을 따로 하지 않더라도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선블록이나 남성용 비비크림을 바르는 게 좋다. 화장품 업체 스킨79 브랜드기획팀 양미정과장은 “제품 하나로 미백 주름개선 자외선차단 기능을 갖춘 멀티 제품들이 나와있다”며 “제품을 고를 때는 매장에서 테스터 제품을 통해 본인의 피부색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지 발림성은 좋은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선블록이나 비비크림을 사용한 후에는 비누보다는 전용 폼클렌저를 사용해 세안하는 것이 피부관리에 도움이 된다. 피지 분비가 많은 코, 이마 주변이나 턱 부위 등은 꼼꼼하게 닦아주면 트러블이 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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