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남자의 평균 키는 174㎝, 여자는 160.5㎝로 2003년 이후 거의 정체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남녀 모두 20대에서 등신(키를 머리 수직 길이로 나눈 비율)이 평균 7.3 내외로 40대 이상과 비교할 때 0.1 등신 이상 커지는 등 8등신에 가까워져 체형의 서구화가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는 같은 키의 50대에 비해 다리가 2㎝가량 길었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7∼69세 남녀 1만4,016명을 대상으로 136개 항목을 직접 측정하고, 20∼39세 남녀 848명에 대해선 3차원 인체스캐너로 156개 항목의 3차원 인체 형상을 측정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키는 여성의 경우 12세, 남성은 15세에 이르면 성장속도가 둔화해 이후 평균 4∼5㎝ 더 자라는 데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남성 174㎝, 여성 160.3㎝였던 2003년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사실상 한국인 키의 성장은 한계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은 성장속도 둔화 연령이 2003년 조사에선 13세였으나 올해 조사에서는 12세 내외로 빨라졌다. 초경 이후 여성의 성장이 둔화한다는 연구결과를 감안하면 이는 7년 전에 비해 초경 연령이 1년 가까이 빨라졌다는 의미라고 기술표준원은 설명했다.
다이어트와 웰빙을 중시하면서 여성이 20∼40대에서는 저체중 인구 비율이 7년 전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나 20대 후반의 경우 11.5%에서 15.7%로 증가했다. 또 50대 여성의 비만 비율은 50.3%에서 39.4%로, 60대는 55.8%에서 44.5%로 낮아지는 등 여성의 저체중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허리둘레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특히 건강 위험군으로 분류되는 허리둘레 85㎝ 이상인 사람의 비율은 비만 인구 비중이 감소했음에도 큰 변화가 없어 복부 지방을 줄이는 운동에 관심을 둬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반면 젊은 남성의 비만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전반 연령대의 비만율은 각각 20%, 30%대에서 30%, 40%대로 높아졌다. 2003년 조사에서 가장 높은 비만율(50.3%)을 보였던 50대의 비만율은 46.0%로 낮아졌다.
허리 둘레 90㎝ 이상의 건강 위험군 비율도 20대와 30대는 늘어나 성인병 발병 연령대가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에 조사된 결과는 2011년부터 사이즈-코리아 사이트(sizekorea.kats.go.kr)을 통해 보급할 계획이며, 기술표준원과 MOU를 체결한 건국대 i-Fashion센터를 통해 3차원 인체표준 형상 정보를 수요자 맞춤형 서비스로 제공할 예정이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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