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한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가 북한측에 영변 핵 시설 방문을 요청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이날 베이징에서 고려항공편으로 평양으로 향하기 직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측에 영변 핵 시설 방문을 요청해 놓았지만 과연 성사될 지는 의문”이라며 “북한측이 나를 부를 때는 항상 뭔가 친절한 메시지를 전하려고 할 때이며 이번 방북기간 과연 누구를 만날 수 있을 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방북기간 북한의 통치자들로부터 메시지를 받기 희망한다”며 “내 희망은 북한이 한반도 긴장을 낮추겠다는 메시지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북한 영변 핵 시설 방문 요청은 북한이 최근 미국의 지그프리드 헤커 전 로스 알라모스 국립핵연구소장 등을 초청해 보여준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다시 확인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김계관 제1부상을 내세워 리처드슨 주지사를 초청한 것은 북미회담 개최를 시도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며 “북한을 방문한 그에게 북미대화를 위해 유화적인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중국을 방문중인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을 단장으로 한 미국 고위급 대표단은 이날 중국의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만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결과를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장위(姜瑜)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 대표단이 추이톈카이(崔天凱) 미주 담당 부부장,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과 회견을 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이들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장 대변인은 또 “미중 양국은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야 하며 차이를 두고 다퉈선 안 된다”고도 언급,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한반도 사태와 관련된 미국과 중국의 해법이 서로 팽팽히 맞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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