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이 17일 모든 외교통상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인사청탁을 하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엄중 경고했다.
연말에 있을 제1차관과 실국장, 과장급 연쇄 인사를 앞두고 외교부 안팎에서 인사청탁이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다.
김 장관은 이메일을 통해 "일부 직원들이 특정 보직을 놓고 인사청탁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특채 파동을 겪은 외교부가 인사청탁 문제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어 "마지막 경고에도 불구하고 인사청탁을 할 경우 인사시 오히려 불이익을 줄 것"이라며 "그래도 인사청탁을 한다면 청탁을 한 직원 리스트를 작성해 외부에 공개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김 장관은 최근 사석에서 실국장급 이상 일부 간부들이 정치인이나 특정 인사에게 줄을 대면서까지 청탁을 하는 경우가 있어서 정상적 인사를 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외교부의 일부 간부들은 본부 내 특정 보직과 대사 자리를 놓고 경쟁적으로 인사청탁을 하다가 김 장관과 청와대로부터 비공식적 경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 인사 작업을 진행 중인데 과장급들이 아프리카 등의 험지를 안 가려고 한다"며 "어떤 과장에게는 외교부에서 크려면 이번에 아프리카에 한번 가야 한다고 말했는데도 안 간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특채 파동을 겪은 외교부가 다시 인사청탁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며 "국익을 위해 일해야 외교관들이 보신주의에 휩싸여 인사에만 신경 쓰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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