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회장 "좀 심한 것 아니냐"
한화그룹의 비자금 조성의혹을 수사중인 서울 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원곤)는 15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 조사했다.
11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16일 새벽 귀가한 김 회장은 앞서 1일에도 검찰에 소환돼 그룹 협력사와 계열사를 부당지원하고 비자금을 차명계좌로 관리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김 회장을 한 차례 더 소환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1시 50분께 검찰에 출석한 김 회장은 "재소환 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건 좀 심한 것 아니에요"라고 답했다. 서부지검의 한화그룹 수사는 90여일간 진행되고 있으며 이 기간 소환조사를 받은 그룹인사만 연인원 600여명에 달해 김회장이 검찰의 수사방식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김회장은 또 "(협력사 부당지원이) 적법한 경영상 판단에서 한 조치였나"라는 질문에 "최선을 다해 한 것"이라고 밝힌 뒤 청사로 들어갔다.
검찰은 이날 김 회장이 그룹 계열사를 통해 부당 지원한 협력사 월롭과 한유통이 김회장 소유의 위장계열사인지 여부와 이들 계열사를 통해 자금을 빼돌렸는지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은 이들 업체에 9,000여억원을 지원, 부채를 갚아줬다.
검찰은 이날 조사를 토대로 김 회장의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1일 김 회장의 지시를 받아 분식회계 등을 한 혐의로 한화그룹 전 재무담당 임원인 홍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방어권이 보장돼야 할 사안'이라며 기각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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