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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수도권까지 덮쳤다/ 돼지 매개 전파력 소의 3000배…한파로 방역 차질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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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수도권까지 덮쳤다/ 돼지 매개 전파력 소의 3000배…한파로 방역 차질 초긴장

입력
2010.12.15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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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지역에만 국한됐던 구제역이 단숨에 경기권으로 번졌다. 사실상 전국적 확산인 셈. 여기에 ▦이번 구제역 감역 가축이 돼지인 점 ▦명확한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점 ▦추운 날씨 탓에 효율적 방역이 어려운 점 등 이번 구제역은 앞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구제역 전국 확산

전문가들은 이번 구제역이 사상 최악의 사태로 흐르게 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경북지역에서만 나오던 구제역이 200㎞ 이상 떨어진 곳에서 확인됐기 때문. 이번 구제역이 경북의 것과 같은 것인지는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지만, 같은 바이러스로 판명 날 경우 전파 거리는 200㎞가 넘게 된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발생한 구제역 중 가장 긴 전파거리가 되고, 이 경우 구제역은 전국 창궐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감염 가축이 돼지인 점도 확산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돼지는 소에 비해 바이러스 전파력이 최대 3,000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통상 소 구제역은 살처분 반경이 500㎙로 설정되지만 돼지는 3㎞다. 특히 경기도는 국내 최대의 가축 사육 지역. 전국 소, 돼지의 20% 가량이 이곳에 밀집돼 있어 확산 가능성이 높다.

날씨도 바이러스 편이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영하의 날씨에 소독 장비(분무기)가 얼어붙어 방역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따르면 구제역 바이러스는 섭씨 영하 20도 이하의 기온에서도 살아 남는다.

허술한 방역체계

경기도 구제역 발생은 어찌 보면 예견됐던 일이다. 안동 구제역 발생 이후 전국 626곳에 이동통제 초소가 설치돼 차량이 통제됐지만, 유독 경기도에서는 초소가 한 곳도 운영되지 않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방역 매뉴얼상 인접하지 않은 광역 시도는 이동통제 초소 설치 의무가 없다"면서도 "전남에서는 초소를 설치했는데 경기도에 초소가 하나도 설치 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당국은 15일 새벽에서야 부랴부랴 발생 농장 주변에 48개의 초소를 설치했다.

이와는 별도로 최근 경북 지역의 구제역 확산속도다 다소 주춤하면서 방역망이 느슨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저녁 경북 예천군 지보면의 한우농가에서 접수된 의심신고가 또다시 구제역으로 확인되면서 경북내 방역망도 제구실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규모 사상 최대

피해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5일 현재 경북 지역 구제역으로 살처분 대상에 오른 가축은 모두 15만2,000두. 여기에 양주, 연천 농장 반경 500㎙내 23개 농장의 가축 1만8,000두도 대상에 오르면서 피해 규모는 17만두로 늘어 2002년 구제역(16만두)을 넘어섰다. 또 살처분 반경 3㎞ 적용시 대상 가축이 8만3,000두로 확대돼 피해규모는 국내서 지금까지 발생한 네 차례의 구제역 피해를 합친 수치(21만7,000두)도 능가하게 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경기지역에서는 반경 3㎞ 설정에 인근 농장의 반발이 심하고 넓은 지역을 묶을 경우 방역활동이 분산돼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며 "우선 반경 500㎙ 이내만 살처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안동(돼지) 구제역 살처분 반경은 3㎞였다.

언제까지 가나

관건은 이번 구제역이 언제까지 가느냐 하는 것. 그러나 ▦방역망이 허술했고 ▦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추운 날씨와 소에 이어 돼지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한 점을 종합하면 해를 넘겨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사람과 차량의 이동이 잦은 연말연시와 겹치는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연말연시라는 점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라면서도 "일단 경기 지역 발병이 가축에서 항원은 확인되지만 항체는 확인이 안되는 등 초기 단계인 것을 감안,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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