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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헬리코박터 감염자 녹내장 위험 2배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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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헬리코박터 감염자 녹내장 위험 2배 높아”

입력
2010.12.1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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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점막에 기생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되면 위염과 위암뿐만 아니라 녹내장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박기호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팀은 한국인 1,200명을 대상으로 헬리코박터 보균 여부와 녹내장 유병률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자에게 혈액검사를 한 결과, 헬리코박터균 양성 판정자는 743명, 음성 판정자는 477명이었고, 안압은 모두 정상 범위(10~21㎜/Hg)였다.

그러나 헬리코박터균 양성 판정자의 10.2%(76명), 음성 판정자의 5.9%(28명)가 정상 안압 녹내장에 걸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헬리코박터균 감염자가 안압이 정상이라고 하더라도 비감염자보다 녹내장에 걸릴 위험성이 2배 가량 높다는 뜻이다.

정상 안압 녹내장이란 안압이 높지 않으면서도 녹내장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녹내장은 보통 안압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해 시신경이 손상되거나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겨 시력 기능이 약해지는 질병이다. 따라서 의학계는 요즘 안압이 정상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녹내장이 나타나는 정상 안압 녹내장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박 교수는 이를 위해 만성위염과 위암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헬리코박터균에 주목했다. 헬리코박터균에 의해 위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자가면역반응으로 시신경 주위에 염증 반응이 나타나고, 주위 혈관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헬리코박터균은 최근 위장관에서만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동맥경화, 치매, 편두통 등과 같이 소화기능과 관련 없는 병에도 영향을 준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 녹내장의 경우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발병 위험을 높이는 위험인자로 작용하긴 하지만 녹내장 증상이 더욱 악화되는 것과는 큰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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