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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000시대의 명암/ 외국인 대형주 잔치 구경만 하는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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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000시대의 명암/ 외국인 대형주 잔치 구경만 하는 개미들

입력
2010.12.15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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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000 시대가 다시 열렸으나 증시 한편에서는 찬바람이 휑하니 불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파죽지세로 오르지만 코스닥은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삼성전자 등 대형주 쇼핑에 나선 외국인은 대박을 누리지만 중소형주만 사들였던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한숨만 내쉬고 있다.

1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3년여만의 2,000고지 등정에 따른 피로가 있을 법한데도 사흘 연속 오르며 지수 수준을 1,910대로 끌어 올렸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31포인트 떨어진 514.69로 마감했다.

최근 증시의 가장 큰 특징은 양극화의 심화다.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주만 상승 탄력을 받으면서 지표는 오르는데, 개인 투자자들의 체감지표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올들어 14일까지 코스피지수가 19.38% 상승하는 동안 코스닥은 0.27% 오르는데 그쳤다. 코스피 안에서도 중ㆍ소형주보다는 대형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져 대형주 수익률(21.48%)이 시장 평균 수익률보다 2%포인트 이상 높다.

양극화의 이유는 올해 시장을 주도한 외국인과 기관이 코스닥과 소형주를 철저히 외면했기때문이다. 외국인은 올해 20조원을 한국 증시에 투입했는데 대부분 정보기술(IT) 자동차 화학업종의 대표 종목만 사들였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의 순매수 규모는 1조원이 채 안 된다.

2010년 한해 동안 외국인과 개인이 선호한 종목의 수익률을 비교하면 양극화의 명암이 더욱 극명해진다.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삼성전자(16.27%) 현대차(50.41%) 현대모비스(79.53%) LG화학(64.36%) 등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은 올들어 평균 45%나 상승했다. 반면 개인의 수익률은 5.35%에 불과했다. 그나마 순매수 1위 포스코(-22.73%)를 비롯해 6개 종목은 주가가 떨어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예상보다 가파른 상승장이 지속되면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초 내년 상반기에는 소외됐던 중소형주가 재평가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그 시기는 늦어지고 재평가의 폭은 좁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주가가 현재보다 20%가량 올라 확실히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확신이 생겨야 개인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증시로 돌아올 것"이라며 "중소형주는 상승장 막바지에서 탄력을 받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2,000선 아래로 일시 조정을 받는 기회를 틈타 정보기술(IT), 중국관련 대형주에 투자하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였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과 자산운용사의 입장에서 보면, 지금 같은 상승추세에서 대형주와 비교해 중소형주가 매력적일 이유가 없다"며 "자동차, 화학, IT 등 기존 주도주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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