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첫째도 둘째도 신뢰 회복 아니겠습니까.”
15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제7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동건(62) 부방그룹 회장은 임직원 비리 파문으로 사회적으로 크게 논란이 된 공동모금회의 새 총장에 추대된 것에 대해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이 회장은 1971년부터 40년간 로타리를 통해 봉사활동을 해 왔으며, 2008년에는 한국인 처음으로 국제로타리 회장을 맡는 등 봉사활동의 산 증인으로 통한다.
그는 모금회 비리 파문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고, 앞으로 이런 일이 절대로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믿음을 잃어버리면 더 이상 얻을 게 뭐가 있을까요. 자신이 맡긴 돈이 제대로 쓰이지 않는데 다시 기부하려는 사람이 있겠어요?” 이 회장은 이런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투명성 확보를 위해 성금의 사용처를 인터넷 등을 통해 낱낱이 공개한다는 것인데, 최근 공동모금회가 밝힌 쇄신책에도 있는 내용이지만, 기부자가 의심할 여지가 없도록 좀더 투명하게 운용하겠다는 것이 이 회장의 생각이다. 공동모금회는 일정 금액 이상의 성금 기탁자에게는 모금회 홈페이지나 문자 서비스 등을 통해 성금이 어떤 용도로 어디에 쓰이는지 알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부 활성화를 위해 수혜자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사회가 따뜻해지려면 기부자가 많이 늘어나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기부자가 자신의 돈이 매우 유용하게 쓰이는지를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 중 하나가 받는 이가 기부에 대해 고마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눔이 활성화되고 세상이 따스해지려면 기부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주는 이와 받는 이가 모두 기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공금 비리 유용 문제가 많았던 16개 지부와 관련해서는 “아직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각 지부가 성금 모금과 운용 면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따로 가는 경향이 많았기 때문인 것 같다”며 “성금이 투명하게 일괄적으로 관리되고, 운용이 일관성 있게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금회 이사회의 정부측 인사 참여 문제에 대해서는 “공동모금회가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러 문제가 발생한 만큼, 정부 인사가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라면서도 “현재 정확한 세부 내용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판단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특히, 홍보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의외로 공동모금회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보다 많은 성금이 모아지고 이게 따스한 세상을 만드는 데 쓰이려면 홍보가 중요합니다. 앞으로 공동모금회가 신뢰받는 모금기관임을 알리는 데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박기수기자 blessyo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