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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얄미운 겨울… 왜 물만 먹어도 살찔까, 저체온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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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얄미운 겨울… 왜 물만 먹어도 살찔까, 저체온이 원인…

입력
2010.12.1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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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만 되면 살이 찐다고 푸념하는 사람들이 많다. 딱히 많이 먹지도 않고 운동량도 더 많은 것 같은데,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겨울에 살찌는 것은 두꺼운 겨울옷에 몸매가 가려져 체중조절에 소홀한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체온이 내려가면서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체온을 1도만 높여도 기초대사량을 12~15% 가량 늘릴 수 있다. 가만히 앉아 하루에 180~230㎉(성인 남성 기준)씩 소모하는 체온 관리법을 알아본다.

저체온은 만병의 근원

사람은 36.5도가 정상 체온이다. 하지만 최근 대다수 사람의 체온이 이를 밑돌고 있다. 김달래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사상체질과 교수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성인 남녀 1만명의 체온을 측정한 결과, 60%가 저체온이고 정상체온은 20%선에 그쳤다”고 말했다.

저체온의 가장 큰 원인은 운동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운동량이 줄면서 근육이 열을 만들지 못해 체온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 밖에 비만과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도 신진대사와 혈액순환의 메커니즘을 교란해 체온을 떨어뜨린다.

체온이 낮아지면 덩달아 떨어지는 것이 우리 몸의 면역력이다. 겨울에 유독 감기를 비롯한 호흡기 질환에 많이 걸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체온이 1도 떨어지면 신진대사율이 12% 정도 감소하고 백혈구 활동이 약해지면서 면역력이 30% 가량 떨어진다. 반대로 체온을 1도 올리면 면역력을 5~6배까지 올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렇게 면역력이 떨어지면 우리 몸에 침투한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게 된다. 면역체계가 엉망이 돼 자신의 몸을 스스로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에 걸릴 수도 있다. 한마디로 말해, 체온이 떨어지면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질병에 걸리고 그로 인해 우리 몸은 좀처럼 정상체온을 회복하기 힘들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동맥경화증이 있는 사람에게 낮은 체온은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안 그래도 혈관 내부가 딱딱해지고 지방 덩어리가 끼어 있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은데, 체온이 낮아져 혈액이 더 끈끈해지면 뇌경색, 심근경색, 협심증 등 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더 높아진다.

정상체온을 밑도는 체온은 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같은 양을 먹어도 살찌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혀 안 찌는 사람도 있다.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사람마다 다른 기초대사량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기초대사량이란 운동량과 관계 없이 우리 몸이 소모하는 열량으로, 대부분이 체온을 유지하는 데 쓰인다. 따라서 체온이 떨어지면 기초대사량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체온 1도 높이면 보약보다 낫다

그렇다면 내 몸이 정상 체온을 유지하고 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체온을 측정하는 것이다. 아침 체온이 36.5도보다 낮으면 체온이 낮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평소 손과 발이 차고 얼굴색이 창백하며, 얼굴이 자주 달아오르면 저체온을 의심할 수 있다. 다크서클이 자주 생기고 멍이 잘 드는 체질도 정상 체온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저체온이 의심되면 체온을 정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평상시 체온을 뺏기지 않도록 내복을 입고 양말을 챙겨 신는 등 보온에 신경 쓰는 일이다. 옷을 얇게 입고 미니스커트 등 체온을 빼앗기는 옷을 즐겨 입으면 몸이 정상 체온을 유지하기 힘들다.

38~40도의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목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목욕은 혈액순환을 원활히 할 뿐 아니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특히 반신욕은 체온 불균형을 바로잡고 몸 속의 냉기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목욕 시간은 전신욕이든 반신욕이든 1주일에 두세 번 30분씩이 적당하다. 혈액은 보통 1분 주기로 온몸을 돌기 때문에 혈액을 충분히 데우려면 30분 정도는 있어야 한다. 시간이 없을 때에는 족욕이나 수(手)욕을 매일 10~15분씩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체온을 높이는 데에는 운동만한 것이 없다. 운동은 매일 20~30분 이상씩, 특히 아침에 하는 것이 좋다. 아침 일찍은 낮 시간보다 체온이 1도 정도 낮아 모든 대사활동이 느려진 상태이므로 이때 운동을 하면 기초대사량을 더 크게 올릴 수 있다. 운동 종류별로 보면 근육운동이 더 도움이 된다. 근육은 우리 몸에서 가장 발열작용이 자주 일어나는 부위다. 그 중에서도 전체 근육의 70% 이상이 몰려 있는 하체 근육 운동을 하면 체온이 쉽게 올라갈 뿐만 아니라 올라간 체온을 유지하는 데도 더 효과적이다.

음식에도 몸을 뜨겁게 하는 것이 있고 차갑게 하는 것이 있다.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음식으로는 생강, 된장, 파, 양파, 부추, 마늘, 뿌리채소 등이 있고 몸을 차게 하는 음식으로는 백설탕, 청량음료, 맥주, 커피 등이 있다. 물론 몸을 데워주는 음식이라도 차게 먹는 것은 좋지 않다.

하지만 단순한 저체온과 병증은 구분해야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나 동맥경화증, 말초신경장애, 심혈관 질환, 빈혈, 내분비질환 등이 있어 체온이 떨어질 수도 있다. 윤병구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손발이 너무 차다 싶을 때 여성호르몬검사 등을 실시해 호르몬 치료를 하면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있다”며, 겨울을 나기 힘들 정도로 추위를 탄다면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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