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경상북도에 국한됐던 구제역이 당국 방역망을 비웃듯 경기 양주시와 연천군에서도 발생, 사실상 전국 전역에서의 창궐단계로 진입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5일 경기 양주시 남면 상수리와 연천군 백학면 노곡리 돼지 농장에서 접수된 구제역 의심신고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구제역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각 농장은 1,200마리의 돼지를 기르고 있으며, 경북 안동과는 204㎞나 떨어졌다. 두 농장 주인은 같은 사람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장주는 최근 해외여행을 한 적이 없고, 이 농장의 외국인 근로자 1명이 3일 경북 군위의 한 농장에서 이동해온 것을 확인했다"며 "정확한 감염경로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 구제역과 같은 바이러스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결과는 16일 오전에 나온다.
경기 지역에서의 발생으로 지금까지 확인된 구제역은 신고로 확인된 34건, 매몰 처분 후 구제역으로 확인된 7건 등 모두 41건으로 늘었다. 또 구제역이 발생한 지방자치단체도 경북 안동, 예천, 영양, 봉화, 영주, 영덕, 의성, 경기 양주, 파주 등 2개 광역시도, 9개 시군으로 늘었다. 살처분 대상 두수는 17만두로 사상 최대이던 2002년(16만두) 기록을 갈아치웠다.
구제역이 도 경계를 뛰어넘어 발생함에 따라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과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로 올리고, 이 병이 확산하지 않도록 국민들의 적극 협조를 당부했다. 경보 수준이 경계로 올라감에 따라 농림부 차관이 맡아 온 '중앙구제역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을 농림부 장관이 직접 맡는다.
한편 전날 오후 의심 신고된 경북 예천군 지보면 마전리 한우농가도 구제역으로 이날 최종 확인된 데 이어 경북 문경과 영덕, 경기 파주 축산농가에서도 총 3건의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정밀검사 결과는 모두 16일 오전에 나온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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