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곰 ‘꼬마’의 도피생활을 끝내고, 녀석의 안전한 생포를 가능케 일등공신은 포획 틀이었다.
그러나 처음엔 후 순위로 밀렸다. 6일 꼬마가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을 탈출했을 때만 하더라도 서울대공원은 엽사 12명과 추적견 12마리, 수색조 약 200명을 투입해 꼬마가 목격됐던 청계산 청계사와 이수봉, 국사봉 등지를 샅샅이 뒤졌다. 그러나 모든 게 허사였다. 시속 60~70 ㎞로 달리는 녀석을 뒤쫓는 것만도 버거웠다.
결국 서울대공원은 3일 뒤인 9일 ‘직접 포획’에서 ‘유인 작전’으로 계획을 바꿨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지리산곰복원팀의 도움을 받아 청계산 국사봉과 이수봉, 매봉 일대에 모두 7개의 포획 틀을 설치한 것.
포획 틀은 길이 1m의 드럼통 2개를 이은 모양으로 한 쪽은 막혀있고 다른 한 쪽은 열려있다. 꼬마가 틀 안에 놓인 음식을 먹기 위해 안으로 들어오면 들어왔던 문이 닫히는 구조다. 각 포획 틀을 잇는 주변 중간중간엔 꿀과 포도주를 담은 냄비를 설치해 꼬마를 함정으로 유인하는 역할을 했다.
포획 틀은 마냥 둔 게 아니라 목격담과 꼬마의 흔적을 분석해 매일 위치를 바꿨다. 특히 꼬마가 이수봉 정상 매점을 턴 걸 확인한 13일 이후엔 그 일대에 포획 틀을 집중 배치했다. “포획 틀 설치 후 3~7일 안에 곰이 잡힐 것”이라던 이원효 서울대공원장의 예측은 15일 포획으로 적중한 셈이다.
지난해 9월 강원 화천의 사육농가에서 탈출한 반달곰 수컷 역시 먹이가 든 포획 틀을 이용해 7일만에 잡았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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