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15일 발표된 육군참모총장 인사를 바라보는 군 안팎의 시선이다. 김상기 육군총장 내정자는 지난해 9월부터 경기도를 관할하는 제3야전군사령관을 맡아왔다. 3군사령부는 육군 전력의 절반 이상이 배치된 국군의 최전방 주력부대. 수십 년간의 군 생활을 거쳐 검증 받은 최고의 지휘관이 아니면 오를 수 없는 자리다. 김 내정자는 또 참여정부 때 육군본부 전력기획참모부장을 지냈다. 육군의 무기와 예산을 총괄하는 핵심 보직이다. 따라서 김 내정자에 대해 군인으로서의 자질이나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기 어렵다.
김 내정자는 특수전사령관 재임 시 ‘스마트한 군대, 첨단 무기와 전략으로 무장된 군대’를 강조하며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때문에 김관진 국방장관과 함께 군 개혁을 앞장서 수행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문제는 대통령과의 관계다. 김 내정자는 경북 포항시 동지상업고등학교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고교 후배다. 특히 현 정부 들어 중장으로 진급하면서 특전사령관을 맡았고 이후 국방부 정책실장, 3군사령관 등 요직을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올 6월 육참총장 인선 때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막판에 황의돈 대장에게 밀린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현직 대통령이 고교 후배를 참모총장에 앉히는 경우는 없었을 것”이라며 “김 내정자는 누가 뭐래도 현 정권의 최대 수혜주”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인사로 육ㆍ해ㆍ공군 참모총장에 모두 경상도 출신이 기용돼 뒷말이 나오고 있다. 김성찬 해군총장은 경남 진해시(진해고), 박종헌 공군총장은 경북 포항시(경북고) 출신이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군 지휘관은 장관 인사처럼 지역 안배를 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고 선을 그으면서도 “그래도 각군 총장을 경상도가 싹쓸이 하는 것은 좀 심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의 군 지휘부 인사 방향에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황의돈 육군총장이 14일 전격 물러난 것은 정부의 공정사회 기조에 어긋나는 재산형성 의혹 때문이었다. 이에 비춰 군 최고 통수권자의 고교 후배를 육군 최고 지휘부에 앉히는 것은 문제가 없는지 의문이다.
또한 황 총장의 재산문제는 준장이던 2002년에 제기된 것인데도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인사에서 그를 육군총장에 기용했다가 6개월 만에 사실상 경질했다. 반면 이번 대장인사에서 주요 관심사항이던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따른 군 지휘부의 책임은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일부에서 “연평도 포격의 후폭풍을 (황 총장이 소유한) 건물로 막았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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