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한파도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한 이승엽(34ㆍ오릭스)의 투지는 막지 못했다. 올 시즌을 마친 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와 재계약에 실패해 오릭스로 이적한 이승엽은 경산 볼파크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내년 시즌 명예 회복을 다짐했다.
친정팀인 삼성의 배려로 경산 볼파크에서 훈련 중인 이승엽은 14일"지금은 내 입지가 바닥까지 떨어져 있는 상태다. 이제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쉽지는 않겠지만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전과는 남다른 각오로 연습과 경기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승엽은 "이제는 말보다 몸으로 보여줄 때가 됐다. 비시즌 동안 준비를 잘 해서 다시 한번 열심히 뛰어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올해 요미우리에서 출전 기회도 잡지 못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낸 이승엽은 이를 악물고 기본에 충실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이승엽은 "오늘이 경산에서 이틀째 훈련이다. 앞으로 러닝, 타격, 수비 훈련을 통해 빨리 몸을 만든 뒤 강도를 높여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날 타격훈련에서 이승엽은 짧은 배트와 긴 배트 등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훈련해 눈길을 끌었다. 이승엽은 "타격 자세를 점검하기 위해 여러가지 배트를 사용하고 있다. 배트가 짧거나 길거나 몸에 붙어서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나가지 않으면 좋은 스윙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올해 부진한 원인에 대해 "원래 내 장점이 아웃코스 공을 밀어치는 것인데 올해는 내 장점마저 잃어버렸다. 앞으로도 타격 폼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예전에 했던 기본적인 타격을 하고 싶다.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엽은 "지금은 너무 마음이 편안하다. 새로운 동료들과도 일주일 정도만 훈련하면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승엽은 내년 1월말까지 경산에서 5일 훈련, 2일 휴식 일정으로 훈련할 계획이다.
경산=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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