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공업체 남양유업이 14일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를 내놓으며 커피믹스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동서식품의 독점체제가 경쟁체제로 전환될 지 주목된다.
남양유업이 이날 선보인 제품은 소비자들이 프림 때문에 커피믹스를 꺼리는 점을 감안, 기존 프림에 우유맛을 내기 위해 사용하던 합성첨가물 카제인나트륨을 빼고 100% 1등급 원유로 만든 무지방 우유를 넣은 게 특징이다. 또 페루와 브라질, 우간다 등지의 청정 고산지대에서 극소량만 생산되는 아라비카종의 최상급 명품원두를 사용함으로써 프리미엄 이미지를 살렸다.
남양유업은 이번 커피믹스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2년간 독일과 스페인 등지에 연구원들을 파견해 커피제조기술을 습득했고, 천안공장에 200억원을 투자해 첨단시설도 갖췄다. 또 500여회에 걸쳐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맛에 대한 테스트를 거치기도 했다.
1조원대로 추산되는 국내 커피믹스 시장은 시장점유율 70%를 훌쩍 넘는 동서식품이 절대강자다. 지난 7월 롯데칠성이 '칸타타 오리지날 골드'를 내놓았지만 아직 큰 변화는 없다. 업계에선 커피음료 '프렌치카페' 판매 경험과 자체 유통망을 갖춘 남양유업이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반면 30년 넘게 시장의 입맛을 좌우해온 동서식품의 아성을 무너뜨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번 남양유업의 커피믹스 시장 진출로 유업회사들의 업종 파괴 현상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최근 매일유업도 레토르트 카레시장에 뛰어든 바 있다. 한 업체 임원은 "4~12세 인구가 줄면서 우유 및 분유시장이 정체되거나 다소 줄어들고 있다"면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사업다각화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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