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채권시장이 즐겼던 '대박 랠리'가 끝나가고 있다. 하반기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던 채권 금리가 이달 초 점차 상승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 시중금리 하락을 이끌었던 국내외 요인들이 이달 들어 변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14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4%포인트 오른 연 3.30%로 마감했다. 1월4일 연 4.44% 이후 이달 7일 2.89%까지 무려 1.5%포인트 가량 급락했던 금리는 최근 조금씩 상승세를 타고 있다. 물론 3년 만기 국고채는 다른 채권에 비해 정부 발행물량이 적어 지나치게 가격이 뛰었다는 평가여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더 빨리 상승하고 있지만, 3년 만기 회사채나 5년 만기 국고채 등 다른 채권 금리도 같은 기간 상승세로 바뀌었다.
전문가들은 올해 초만 해도 기준금리 인상과 6%대의 높은 경제성장률로 채권 가격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 ▦하반기 국채 발행물량 급감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경제불안 등의 원인으로 1년 내내 시중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 값이 강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달 들어 양상이 바뀌고 있다. 우선 올해 랠리를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 잔액은 3조원 이상 감소했다. 우리나라 채권을 사는 '최대 큰손'이었던 태국 투자자들은 이미 1조6,000억원이 넘는 물량을 팔아 치웠다. 태국 금리가 연 0.75%에서 2.00%로 오른데다 우리나라의 금리 인상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천천히 이뤄질 것으로 보여, 금리 차익을 목적으로 들어왔던 태국계 자금은 앞으로도 계속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우리나라처럼 초유의 채권 랠리를 펼쳤던 미국은 최근 추가 양적완화 시행과 함께 금리가 급격한 상승세로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이 분위기가 계속되면 우리나라의 채권시장도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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