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한일전의 결정판이 될 최고의 무대가 마련됐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2010 대한항공배 프로투어 그랜드 파이널스'에서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설욕을 벼르고 있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그랜드 파이널스는 올 한해 세계탁구를 빛낸 왕중왕을 가리는 대회로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다. 올해 국제탁구연맹(ITTF) 오픈대회에서 남녀 종목별로 우수한 성적을 거뒀던 상위 16명만 출전할 수 있는 무대인 만큼 세계 탁구 스타들의 불꽃 튀기는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매치업은 한일전이다. 프로투어에서 점수를 쌓지 못한 중국 선수들이 출전하지 못하는 바람에 한국과 일본이 종목별 정상을 놓고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시안게임과 코리아오픈에서 일본에 밀렸던 한국으로선 이번 그랜드 파이널스는 복수전 성격을 띠고 있어 각오가 남다르다.
특히 한일 탁구를 이끌어갈 신예들의 맞대결이 관심을 모은다. 정영식(18)과 미주타니 준(21)이 한일 탁구의 차세대 주자들이다. 어린 나이임에도 노련한 경기 운영이 돋보이는 정영식은 아시안게임에서 김민석과 짝을 이뤄 남자 복식에서 깜짝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그는 국내 종별선수권 단식에서 유승민을 꺾고 우승할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그는 올해 코리아오픈 남자 단식 8강에서 아쉽게 떨어진 바 있다.
정영식은 선배들의 복수를 위해 이를 갈고 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단식 동메달리스트 미주타니 준은 2009년 코리아오픈에서 한국 선수들을 차례로 꺾고 정상까지 올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당시 준은 주세혁, 이진권 등을 물리쳤다. 삼소노프 블라디미르(벨라루스)와 오브챠로브 디미트리아(독일) 등 유럽 스타들이 출전하는 단식에서 한일 탁구의 신성인 정영식과 준이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사다.
여자부에서는 '수비 듀오' 김경아와 박미영 조와 후쿠아라 아이-이시가와 가주미 조의 맞대결이 눈길을 끈다. 아시안게임에서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김-박 조는 8강에서 후쿠아라-이시가와 조에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김-박 조가 일본의 벽에 막혀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는 바람에 한국 탁구는 아시안게임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편 대한탁구협회는 한국 탁구의 흥행몰이를 위해 사상 처음으로 자동차 경품까지 내걸었다. 소형 승용차와 항공권, 탁구용품 등의 푸짐한 경품들은 추첨을 통해 팬들에게 선물할 예정이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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