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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 '2010 해피시니어 어워즈'/ "나보다는 우리를 위해 남은 인생 쓰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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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 '2010 해피시니어 어워즈'/ "나보다는 우리를 위해 남은 인생 쓰렵니다"

입력
2010.12.1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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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콩나물, 헌혈. 이 세 가지로 남다른 인생 2막을 연 이들이 있다. 사회에 공헌하면서 덤으로 삶까지 풍성해졌다는 이들.

희망제작소(이사장 김창국)가 14일 ‘2010 해피시니어 어워즈’ 수상자 3명을 발표했다. 이 상은 2008년 퇴직 이후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히 하는 사람들을 격려하고 지지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올해까지 수상자는 총 10명. 올해 수상자는 전직 외교관 출신으로 중국의 사막화와 황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영리단체(NPO) 미래숲을 꾸려온 권병현(71) 대표, NPO 주거복지연대의 생활복지마을기업 인천남동센터 박병창(59) 센터장, 헌혈 기록만 무려 595회인 손홍식(60)씨다.

권 대표는 황사가 유독 심한 봄이 되면 매년 대학생 등 청년 100여명과 함께 중국을 찾아 나무를 심는다. 성과는 놀랍다. 중국 측과 매칭펀드 형식으로 2006년 시작한 ‘한중 우호 녹색 만리장성’이 올해 완공을 눈앞에 뒀다. 중국 내몽고 쿠부치사막 한가운데 심은 나무 450만 그루가 사막 확대를 막을 수 있게 됐다. 권 대표는 “중국 대사시절 사막화가 지구환경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정부가 나서도 될 일이지만, 아무래도 민간 조직을 만들면 좀 더 활기차게 추진할 수 있을 것 같아 은퇴 이후 직접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내년 10월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자문위원장을 맡아 사막화 방지 홍보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한 신문사에서 업무직으로 근무했던 박병창 센터장은 2007년 퇴직 이후 콩나물 박사가 됐다. 희망제작소에서 하는 ‘행복설계 아카데미’에 참여한 게 발판이 됐다. 박 센터장은 “처음에는 공부방 개설과 일자리 창출 사업 등 정부지원을 받아 사회공헌활동을 했지만, 1년씩 지원되는 단기 프로젝트는 큰 성과를 낼 수 없었다”며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을 찾던 중에 ‘관상용 콩나물 사업’을 생각해냈다”고 했다. 하지만 콩나물 용기와 시설 등 제반 비용이 1,000만원이 넘게 들었다. 대안으로 비용이 덜 드는 검정콩을 키워봤다. 그는 “물을 재활용 하는 차원에서 콩나물에 부었던 물을 다시 거름으로 줬더니 이게 웬걸, 콩나물 다리까지 새카맣게 나오는 거야. 흉해서 누가 관상용으로 샀겠어? 그래서 인근 콩나물 공장에 부탁해서 내가 4시간 마다 물을 갈아주면서 키웠더니 그제서야 콩나물 다리가 하얘지더군”하며 껄껄 웃었다. 한 달 수익은 고작 50만원선. 그마저도 저소득층 무료급식, 독거노인 돌보기 등에 쓰다 보니 정작 본인은 ‘보람’만 챙긴다. 그는 “하다 보니 돈보다는 보람이 훨씬 값지다”고 했다.

2005년 30년간 몸담았던 통계청을 떠나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손홍식(60)씨는 2주에 한 번 헌혈을 한다. 그는 20여년 전 우연히 헌혈 표지를 보고 ‘건강한 내가 헌혈을 통해 남을 충분히 도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 헌혈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한 헌혈만 무려 595회. 최근 콩팥과 간 일부도 기증했다. 손씨는 “신체가 건강하고 남을 돕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헌혈 횟수나 장기기증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한 번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행복해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시상식은 15일 오후4시 서울 종로구 춘원당 한방박물관에서 열린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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