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14일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에 맞서 14박15일간 천막에서 먹고 자며 전국 각 권역을 도는 '노숙투쟁'을 시작했다. 이날 새벽 1시로 서울광장에서의 100시간 천막농성이 끝나자 2단계 여론전에 돌입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36명을 비롯해 당직자 당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 주안역 남부광장에서 '이명박 독재심판 인천 결의대회'를 열었다. 손 대표는 빨간색 목도리와 가죽장갑에 등산화까지 착용한 '야전차림'으로 대회장에 나왔으며, 참석자들도 영하의 날씨임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열의를 보였다. 손 대표는 인천 대회가 끝난 뒤 상경하지 않고 다음날 집회 장소인 충남 천안으로 직행, 천막 안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이에 앞서 손 대표는 영등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대강과 '형님예산'에 빼앗긴 서민예산을 반드시 찾아오겠다"며 "이제 민주대장정을 통해 이명박 독재를 심판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정계은퇴를 공식 촉구하며 공세 수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상득 의원, 이제 물러나실 때도 됐다"며 정계은퇴를 촉구한 뒤, "자원외교, 이런 것을 하시려면 차라리 그쪽으로 가셔서 하는 게 좋지 국회에서 계속 갓파더(God Fatherㆍ대부) 역할을 하면서 대군 노릇하면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어려워진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유선호 의원도 "이상득 의원은 '형님예산'의 근원이고 권력암투의 시작이며 민간인 사찰과 '대포폰'의 몸통이라는 의혹을 받는다"며 "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떠나는 것이 결자해지의 자세"라고 가세했다.
민주당은 15일 박희태 국회의장 징계 촉구안 및 사퇴촉구 결의안을 제출키로 하는 등 전방위로 공세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전병헌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명박정부 출범 후 이상득 의원이 따낸 포항 지역구 관련 사업을 모두 집행하려면 10조1,396억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명박정부 출범 전 계속 사업을 포함할 경우에는 전체 예산은 12조863억원으로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특히 총 사업비 2조8,317억원이 들어가는 포항-삼척 철도건설 사업, 2조3,289억원이 소요되는 울산-포항 철도건설 사업의 경우 감사원 지적에 따라 예산 반영을 중단시키고 사업 타당성을 재조사 중이었는데, 한나라당이 당초 정부안에 없던 예산을 무리하게 반영시켰다고 전 의장은 주장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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