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ㆍ유통기업들이 연말을 맞아 경쟁적으로 ‘크리스마스 시즌 명소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전통적으로 화려한 외부장식을 통해 고객을 끌어온 대형 유통업체뿐 만이 아니다. 눈에 띄는 장식물은 언제든 사진을 찍어 트위터 등 사회관계형서비스(SNS)로 전송하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속도로 늘면서 식음료, 주방업체까지 나서 공공 장소에 자사의 이름을 내건 크리스마스 장식물을 선보이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강남구청과 손잡고 서울 강남역에서 교보타워 사거리까지 강남대로 약 760m 구간에 총 44개의 대형 크리스마스 조형물을 세웠다. 지상으로부터 12m 높이에 6m 크기의 크리스마스 트리와 산타클로스가 새겨진 코카콜라 병 모양 장식 등을 나란히 설치했으며 내년 1월까지 유지된다.
주방용품 업체 휘슬러코리아가 주목한 곳은 서울광장이다. 이곳에는 이 업체가 자선냄비 체험관으로 만들어 구세군에 기증한 5m 높이의 초대형 ‘스노볼’이 설치돼 25일까지 운영된다. 구세군을 상징하는 빨간 자선냄비 위에 투명한 구가 얹혀 있는 형태로, 구 내부에는 눈사람과 크리스마스트리, 자선냄비가 들어 있다.
누구나 직접 들어가 기부할 수 있고 밤에는 구 전체에 조명이 들어온다. 회사 관계자는“하루 평균 방문객이 평일 기준으로 600~700명에 달하며 설치 3주 만에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 2만 5,000명 이상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17일에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이 개장하면 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 서울광장의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10월말부터 일찌감치 크리스마스 장식 점등식을 갖기 시작한 백화점 업계의 크리스마스 분위기 연출은 예년과 비교해 부쩍 진화한 모습이다.
특히 최근의 스마트폰 확산 추세를 반영해 외부 장식뿐 아니라 백화점 내부에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을 마련하는 등 각 점포별로 명소 만들기 프로젝트가 한창이다. 그간 백화점 업계는 경쟁업체의 인테리어 모방 등을 막기 위해 고객의 사진 촬영을 제한해 왔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은 압구정본점 1층에 곰인형 10개를 피라미드식으로 쌓아 올린 6m 높이의 ‘춤추는 북극곰’을 설치해 연말까지 선보이고, 지하 1층에서는 서양식의 빨간 양말 대신 우리나라 전통 버선과 복주머니 등으로 장식한 퓨전 크리스마스트리 장식물을 26일까지 전시한다.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의 경우는 아예 점포 차원을 넘어 강남구청, 청담동 일대 명품업체들과 공동 기획해 백화점에서 ‘청담동 명품 거리’(760m),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440m)에 이르는 1.2㎞ 구간 가로수에 발광다이오드(LED) 장식을 설치, ‘빛의 거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외국인 관광객과 고객 유치를 통한 상권 활성화 차원에서 강남구청과 갤러리아 명품관, 청담동 일대 명품 브랜드들이 2년 전부터 함께 준비한 작업으로 내년 2월 28일까지 유지된다.
최원형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스마트폰 확산으로 볼거리가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사진으로 담을 수 있게 됨에 따라 고객들이 사진 촬영을 즐기고 추억도 남길 수 있는 크리스마스 장식물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