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한 남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이 14일 서울 종로-중구 적십자봉사관에서 ‘사랑의 빵 만들기’에 나섰다. 성원해준 국민에게 보답하는 방법을 찾다가 빵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자고 합심한 것. 선수단 18명은 이날 하얀 위생모에 앞치마를 두르고 제빵강사 박록희(42)씨의 지시를 감독의 작전지시인 양 따르며 제빵사로 거듭났다.
처음 해보는 일인 탓에 이들의 ‘플레이’는 실수 연발이었다. 오윤석(26) 정의경(25) 선수는 빵틀에 반죽을 적게 넣어 박 강사로부터 “너무 소심하네”라는 핀잔을 들었고, 정수영(25) 선수는 반죽의 낯선 질감에 야릇한 표정을 지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오븐에 반죽을 넣은 지 30분. 모락모락 김이 나고 고소한 향기가 더해진 빵이 먹음직스럽게 나오자 선수들도 입맛을 다셨다. 군침을 흘리던 선수들이 맛을 보고는 서로서로 엄지를 치켜세우며 의기양양하기도 했다. 주장 이재우(31) 선수는 “이 빵을 먹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 핸드볼도 하고 관심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이 만든 크림치즈앙금빵, 영양찹쌀빵 300여 개는 적십자 봉사자들을 통해 지역아동센터 어린이 40명에게 전달됐다. 조영신(43) 감독은 “작으나마 국민이 보내주신 뜨거운 사랑과 응원에 보답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남자 대표팀은 내년 1월 13일부터 스웨덴에서 열리는 제22회 세계선수권대회를 출전한다. 박 강사가 아시안게임 우승을 축하하고 세계선수권 서전을 기원하며 직접 만든 초코생크림케잌을 선물하자 선수들은 “목표로 했던 4강 이상의 성과로 보답하겠다”며 전의를 다졌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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