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방문 꿈 이뤄주고 의료 지원까지예술심리치료 후원 '차별 상처' 보듬기도
"고향에 갈 수 있다니 꿈만 같아요" 지구 반대쪽 나라 페루에서 시집온 이루이사(40)씨는 요즘 어린아이 소풍 날을 기다리는 것처럼 내년 고향 방문 날짜를 손꼽아 세고 있다. 한국에 온지 12년만의 고향 방문이기 때문이다.
신고(辛苦)의 세월이었다. 전남편과 낳은 딸과 한국인 남편 사이에서 낳은 세 딸, 이렇게 피부색이 다른 여섯 식구가 여느 가정처럼 웃음이 끊이지 않은 날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남편의 외도와 폭력으로 이혼을 겪은 뒤 한국 땅에서 홀로서기를 하고 있다. 식당일을 하는 그에게 고향 페루는 꿈에서나 볼 수 있는 땅이었다.
어느 날 행운이 찾아 왔다. 9월 현대자동차가 실시한 '다문화 가정 고향 방문지원 수기공모전'에 다른 19명의 사연과 함께 덜컥 선정이 된 것이다. 이루사이씨는 "내가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어디선가 힘든 세월을 보내고 있을 외국인 엄마들을 위해 기도를 하곤 한다"며 "'살아서 가 볼 수 있을까' 했던 고향 페루를 현대차 덕분에 밟아 볼 수 있게 됐다"고 환하게 웃었다.
현대차는 글로벌 톱5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문화 가정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보육에서 의료, 각종 이벤트 등 지원도 다양하고 매우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경기 안산 '코시안의 집'처럼 다문화 가정 자녀 보육시설과 의료비를 지원한다. 늘어나는 국내 외국인 노동자의 부담을 줄여주고 아이들이 차별 없이 성장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05년부터 '코시안의 집'외에도 '베들레헴 어린이집'의 운영비도 전액 지원하고 있으며, 2007년부턴 오산이주노동자센터와 남양주 외국인근로자복지센터도 돕고 있다.
질병과 싸우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와 가족들에겐 의료비를 지원함으로써 삶의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열악한 작업환경과 의료 사각지대에 노출돼 있는 외국인 노동자와 자녀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 된지 오래다.
매년 5월5일엔 큰 잔치를 연다. '이주민 자녀와 함께하는 어린이날 무지개 축제'다. 지난해엔 서울숲 야외무대에서 다문화 가정 800여명과 자원봉사자 150명 등 약 1,000여 명이 참가해 대성황을 이뤘다.
뿐만 아니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은 2008년부터 코시안의집 어린이와 함께하는 놀이동산 나들이, 이주민을 위한 목욕 봉사, 고궁 나들이 등 정기적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형과 누나가 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엔 다문화 가정 아동을 위한 예술심리치료사업을 후원하면서 '마음 치료'도 시도하고 있다. 차별로 상처받은 어린이에 대한 치료가 목적이다. 전문기관인 명지대 예술심리치료연구센터와 손을 잡았다. 임상 경험이 많은 예술심리치료사가 미술과 음악 등을 통해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는다.
현대차 사회문화팀 관계자는 "단순히 행사성 도움이 아니라 지속적인 도움을 주는 게 목표"라며 "차도 글로벌, 사회적 책임도 글로벌을 지향하는게 맞다"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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