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한국 통신업계에서 수조원의 특허사용료(로열티)를 거둬가는 미국 퀄컴사가 일부 독점 기술을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와 공유하기로 했다.
1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퀄컴은 최근 디지털신호처리기(ADSP)와 관련한 연결장치(인터페이스)의 정보를 공개키로 했다는 내용을 공정위에 통보했다. 이 정보는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들에 2개월에서 10개월 이내에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퀄컴이 공개하는 정보는 이 회사가 독점 기술을 갖춘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 모뎀칩에서 각종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가 구동될 수 있도록 해 주는 인터페이스다. 이 기술은 그동안 퀄컴이 독점하면서 외부에 공개하지 않아, 관련 정보가 없는 국내 업체의 소프트웨어는 일부 이동전화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빈발했다.
퀄컴의 이번 조치는 지난해 7월 이뤄진 공정위와의 약속 때문이다. 퀄컴은 당시 ▦차별적 로열티 부과 ▦특허권 소멸 후 로열티 부과 ▦조건부 리베이트 제공 등의 혐의로 2,73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모바일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분야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자체 시정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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