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무역의 방글라데시 공장 폭력 시위 사태를 계기로 패션 업계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인 생산처 확보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최근 국내 의류업체들은 중국의 인건비 상승과 내수시장 확대로 중국 대신 동남아 등지의 생산 비중을 늘려 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 다른 국가에서도 임금 문제는 얼마든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의류업체들은 생산 지역을 분산하거나 국내 생산 비중을 키우는 등 저마다 안정된 생산처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9억2,000만달러의 해외 매출을 올린 의류 제조ㆍ수출업체 세아상역의 경우 미국, 과테말라, 니카라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등 6개국에 17개 법인, 21개 공장을 운영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의류 수출업계 특성상 인건비 문제에 민감하기 때문에 위험요소 분산 차원에서 인도네시아에서 40% 정도를 생산하고 베트남 15%, 과테말라 28% 니카라과 15%, 중국 2% 정도로 적절하게 생산 비율을 분배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새로운 생산국가를 찾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지난 가을 미국 국무부,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IFC), 미주 개발은행(IADB) 등과 함께 아이티에 섬유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소비자의 다양한 기호를 즉각적으로 생산에 반영하는 소위 패스트 패션이 유행하면서 오히려 국내 생산으로 전환하는 업체도 있다. 주로 고가 브랜드에 해당하는 사례로 LG패션의 남성복 타운젠트와 TNGT는 국내와 해외 생산 비중을 50대 50으로 유지하고 있다.
LG패션 관계자는"인건비 상승과 원가경쟁력의 비교 열위로 국내 의류업체의 해외 생산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우수한 품질 유지와 신속한 납기를 위해 국내 생산 비중을 50% 선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속대응시스템(QRㆍQuick Response) 생산을 통해 재고는 줄이고 판매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원가 경쟁에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생산처의 고민이 의류업체의 끊임 없는 숙제이자 경쟁 포인트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직접 발로 뛰어 인건비가 저렴한 지역을 찾아내는 것은 기본이고 품목별 관세나 가공비 대비 품질 등 많은 부분에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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