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의 새 앨범 ‘MICHAEL’이 14일(한국시간) 전 세계에서 동시 발매됐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년 반 만에 나온 음반이지만, 편집 앨범이나 추모 앨범이 아니라 열 곡의 새 노래로 채워진 신보다. 마이클 잭슨이 성인이 된 뒤 낸 첫 앨범 ‘Off the Wall’(1979)부터 꼽으면 ‘Invincible’(2001) 이후 9년 만에 발매되는 일곱 번째 정규 앨범인 셈. 마이클 잭슨의 미발표곡은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팝의 황제는 앞으로도 몇 차례 더 재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발매사인 소니뮤직 관계자는 “마이클 잭슨은 비밀스럽게 작곡과 녹음 작업을 진행하고 센세이셔널한 컴백을 준비했기 때문에 ‘MICHAEL’의 수록곡은 오랜만에 듣게 될 신곡”이라고 말했다. 소니뮤직은 지난 3월 저작권을 지닌 마이클 잭슨 재단과 계약을 갱신하고 앨범을 제작해 왔다. 테디 라일리, 크리스토퍼 트리키 스튜어트, 레니 크래비츠 등 팝계의 거물들이 앨범 프로듀싱에 참여했고 마이클 잭슨의 일생을 파노라마로 표현한 앨범 커버의 유화는 화가 카디르 넬슨의 작품이다.
타이틀인 1번 트랙 ‘Hold My Hand’는 R&B 스타 에이콘이 피처링하고 프로듀싱에 참여한 곡으로 후크(hook)를 구사하는 마이클 잭슨의 천부적 능력을 확인하게 한다. 끈적이지 않고 귀에 감기는 멜로디가 무척 인상적인데 ‘Will You Be There’와 같은 1990년대 히트곡의 감미로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Hollywood Tonight’ ‘Best of Joy’ 등의 트랙도 새로움보다는 마이클 잭슨 특유의 친숙한 감성이 도드라진다. 힙합 스타 ‘50센트’가 피처링한 ‘Monster’에서는 1982년 발표된 ‘Thriller’를 연상케 하는 묵직한 비트가 담겨 있다.
‘MICHAEL’은 마이클 잭슨이 완성하지 못하고 떠나 다른 이의 손으로 만들어진 앨범이다. 그것이 기시감을 풍기는 것에 대해, 새로움을 추구해 온 팝의 황제 본인은 이제 말을 할 수 없는 존재다. 어쨌든 그를 그리워해 온 팬들에게는 작지 않은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듯하다. 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음악의 가치를 따지기에 앞서, 보컬에 감정을 싣고 그것을 듣는 이에게 호소력 있게 전하는 데 있어서 마이클 잭슨이 얼마나 대단한 가수였는지를 다시 한 번 확인케 하는 앨범”이라고 평가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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