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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특집/ 이호성 영남이공대 총장 "교육과정 명품화·글로벌화로 최고 기술인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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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특집/ 이호성 영남이공대 총장 "교육과정 명품화·글로벌화로 최고 기술인 양성"

입력
2010.12.13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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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학원이 명문사학으로 부활하고 있다. 20여 년간 임시이사 체제로 주인없던 영남학원이 지난해 7월 정이사 체제로 전환한 지 1년5개월만에 안정화 단계를 뛰어넘어 상승 궤도에 오르고 있다.

영남학원은 정이사 체제 전환 후 총장 및 의료원장 추천위원회 도입, 인사시스템 개선 등을 통해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그 변화의 선두에는 국내 최고의 취업률을 자랑하는 영남이공대가 있다. 영남학원 산하 4개 기관 중 하나인 영남이공대는 개혁성향의 총장을 만나 대구ㆍ경북권 우수 학생의 유출을 막는 것은 물론, 서울 등 전국 인재들을 끌어들이는 최고 수준의 전문대로 발돋움하고 있다. 기술인력 양성의 요람인 영남이공대를 통해 정상화 후 단기간에 옛 명예를 회복한 영남학원과 대학의 청사진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영남이공대 본관 9층에 있는 총장실에는 총장이 없다. 대신 산학협력단 직원이 이곳에서 학생 취업 업무를 보고 있다. 문패는 총장실이지만 실제로는 취업지원실인 셈이다. 지난해 2월 취임한 이호성(51) 총장은 지금까지 통틀어 총장실에는 1시간도 앉아보지 않았다. 이 총장의 일터는 바로 옆 회의실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이 내걸린 이 회의실에서 그는 매일 ‘동아시아 직업교육 거점 대학’이란 목표를 점검하고 현장을 누빈다. 그 결과 올해 졸업생 2,000명 이상 대학 취업률 조사에서 대구ㆍ경북 1위, 전국 2위의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비공업계열이 40%나 되는 대학 특성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국 최고의 취업률이나 다름없다.

“20여 년간 숨을 멈췄던 영남학원이 지난해 정이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숨통을 틔우고 있다”는 이 총장은 앞으로도 개혁의 엔진을 뜨겁게 달굴 생각이다. 이 총장의 비전을 들어봤다.

_취임후 총장실까지 취업정보실로 바꿀 필요가 있었나.

“영남이공대에는 타 대학에서 찾아보기 힘든 취업지원처가 별도로 있다. 그만큼 취업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총장실에 근무하는 직원은 매일 취업에 관한 정보를 모니터링, 각 학과와 총장에게 보고하고 있다. 총장이 취업에 관심을 가지면 교수와 직원들이 동참하게 돼있다. 전문대의 존재 이유가 학생 취업인데 굳이 집무실에 연연할 이유가 없었다.”

_올해 영남이공대 취업률이 전국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것이 그 연장선인가.

“그동안 대학 취업률에는 거품이 많았다. 대학마다 신입생 유치를 위해 필요이상으로 수치를 부풀려온 것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4대보험 데이터베이스에 따른 취업률 통계를 내기 때문에 취업률 통계에 오류는 없다. 그 통계에서 졸업생 2,000명 이상 대학끼리 비교한 결과 대구ㆍ경북에서 1위, 전국 2위를 차지한 것이다. 우리 대학은 취업률 통계에서 불리한 비공업계열이 40%나 차지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성적을 거둬 사실상 1위나 마찬가지다. 대학 구성원 모두 열심히 뛴 결과다.”

_산학현장을 직접 누빈다고 들었다.

“한때 산업체 2곳에서 일한 적이 있다. 그런데 대학의 커리큘럼이 너무 산업현장과 따로 놀고 있는데 놀랐다. 현장과 직결되는 대학을 만들고 취업길도 뚫기 위해 LG디스플레이와 LG산전, 삼성 등 전국의 기업을 방문하고 있다.”

_전문대 중 첫 개발한 학생진로개발 프로그램이란 무엇인가.

“상향평준화를 위한 학사제도다. 옛날에는 집단지도 방식으로 학생이 한 달에 한 번 교수 얼굴을 보면 많은 축에 속했다. 하지만 지금은 교수와 학생이 수시로 일대일 면담을 통해 학생의 진로를 상담하고 개발하도록 했다. 전산시스템을 통해 입학 때부터 졸업 후까지 학생진로를 관리하고 있다. 실적에 따라 인사에 반영하고 있다.”

_해외인턴십 성과는 어떤가.

“세계가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하나로 통합되고 있다. 반면 국가의 장벽은 깨지는 추세다. 학생들이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세계와 경쟁해야 한다. 교과부의 ‘글로벌 현장실습사업’ 등을 통해 연중 200명 가까운 학생들이 전액 무료로 해외인턴십을 하는 대학은 찾아보기 드물 것이다.”

_가만히 앉아서 해외인턴십을 많이 보내는 것은 아닐텐데.

“총장이 다리품을 팔아야 길이 열린다. 추석 전인 9월에는 20일 일정으로 미국 LA부터 뉴욕, 독일 베를린, 영국 런던 등을 강행군했다. 독일에서는 지멘스와 학생 40명을 직업교육하는 방안을 추진했고, 미국에서는 패션뷰티 방면과 세계최고의 조리학교인 CIA 등을 다니며 영남이공대생을 매년 보내기로 했다. 비행기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경우도 허다하지만 학생들의 취업문을 뚫는다는 긍지로 일을 즐기고 있다.”

_학내 개혁을 너무 고강도로 하는 것 아닌가.

“몇년 후면 교육시장이 완전히 재편된다. 학령인구가 지금의 50% 밖에 되지 않는 쓰나미가 온다. 미래가 예견되는 만큼 타 대학과 차별화하는 것은 필수다. 그래서 대학 교육과정을 명품화하고 있다. 탄력성없는 ‘학과’ 대신 ‘학부제’를 확대하고, 미래가 없는 전공은 없애거나 전환했다. 娩?교수들의 반발은 말안해도 알 것이다. 하지만 모든 학과 교수들과 밤마다 별도로 간담회를 하면서 대학의 체질개선을 설득했다. 그래서 현재 호봉제를 성과보상제와 조화시켰고, 한 주에 반드시 40시간 근무토록 복무규정도 만들었다.”

_교원인사도 구조적으로 손대나.

“교수가 여러 방면에서 학생들을 지도해야 한다. 실습, 교육연구, 산학협력 등 3개분야 교수를 별도로 운영할 것이다. 실습교수는 기업현장의 인사를 초빙해 산업체 학생실습을 맡도록 하고 산학협력교수는 실제로 상호교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도 전문분야가 있으면 교수직을 맡길 것이다.”

_영남이공대 목표가 ‘동아시아 직업교육 거점대학’이다. 구체적인 방식은 어떻게 되나.

“세계를 다녀보면 유명한 직업교육기관의 등록금이 일반 대학보다 많고, 우수한 인재도 많이 몰린다. OECD 국가에서는 전문대도 석사를 배출한다. 국가간 블록이 사라지는 시대에 대한민국이라는 울타리 안에만 머물면 안 된다.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우리 대학으로 수평이동할 수 있는 명품교육의 스탠다드를 확립할 것이다.”

_정이사 체제로 바뀐 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

“대학을 포함한 어떤 조직체라도 주인이 없는 조직은 퇴보되는 것을 봤다. 임시이사 때는 구성원들이 책임감없이 자기중심적으로 움직였지만, 정이사 때는 모두 조직중심적인 주인의식을 갖고 일한다. 최고가 최고를 만드는 법이다. 교수들도 최고가 되어야 하고 학생도 최고가 되어야 한다. 국가에 기여하고 사회에 바람직한 인재를 기르기 위해 하루도 쉬지않고 변화하겠다.”

대담=전준호 정책사회부 차장, 사진=황인무 M+한국 인턴기자

◆이호성 총장 약력

대구 계성고, 영남대 금속공학과 졸업

일본 게이오대학 공학박사

대한중석(주) 초경합금본부 기술연구원

영남이공대 금속과 교수

영남이공대 교무기획처장

영남학원 정상화방안 연구위원

대한금속학회 회원

한국전문대학 교육연구학회 등재이사

◆영남이공대= 대구 남구에 있는 2∼3년제 전문대학이다. 1968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설립했다. 기계ㆍ자동차학부 등 총 10개 학부, 4개 학과 및 계열에 5,200명이 재학 중이다. 42년간 7만명의 동문을 배출했으며 2011학년도 입학정원은 2,552명이다

■ LA로… 밴쿠버로… 전공 외국어 '두 마리 토끼'

#1 올 8월 영남이공대 패션코디디자인과 학생 3명이 미국 LA로 떠났다. 자바시장에 있는 의류전문회사인 랩소디클로징에서 해외 현장실습을 받기 위해서다. 자바시장은 수천 개의 의류제조 및 도ㆍ소매 업체들이 모여 있는 미국 패션 1번지로, 현장 경험에는 그저 그만이다.

#2 영남이공대 식음료조리계열 학생 2명도 미국 플로리다에 머물고 있다. 현지에 있는 메리어트호텔에서 자신들의 전공분야를 활용, 현장실습을 하고 있는 중이다. 세계 일류 요리사를 꿈꾸는 이들 학생들은 메리어트에서 영어와 요리,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영남이공대학 글로벌 현장실습 운영 실적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학생들이 글로벌 마인드도 키우고 취업도 할 수 있도록 총장과 교수, 교직원들이 해외 현장실습 기회를 넓혀온 결과다. 그 핵심은 교육과학기술부 지원 글로벌 현장실습과 교육역량강화사업 글로벌 현장실습, 교비 지원 글로벌 현장실습, 해외취업 연계형 글로벌 인턴십이다.

해외취업 연계형 글로벌 인턴십 학생들은 전공과 관련된 분야에서 6개월 정도 인턴 근무를 하는 동안 대부분 월 1,000~1,700달러(한화 120만~200만원)와 숙박 및 교통편도 제공 받는다. 물론 본인이 원할 경우 취업도 가능하다.

디지털영상미디어과 학생 4명은 캐나다 벤쿠버의 ‘TV 코리아’로, 식음료조리계열 학생 3명은 일본의 대형 외식업체 (주)시마다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았다. 미국LA의 한인의류협회에서는 인기 상종가다. 영남이공대 학생들의 현장실습 인원을 추가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할 정도다. 올해 교육과학기술부 지원 글로벌 현장실습에서도 38명이 선정돼 전국 1위를 차지하고 국고지원금 2억7,000만원도 받았다.

여기다 전문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 및 교비 지원 사업으로 일본과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에서 현장 실습하는 학생도 147명이나 되는 등 한해에 200명 가까운 학생들이 전액 무료로 해외인턴십을 하고 있다.

영남이공대 국제교류교육원 황남성 원장은 “글로벌 현장실습은 학생들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해외 취업 장려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최홍국기자 hk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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