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 개방했지만 썰렁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탈출한 수컷 말레이곰 꼬마가 포획팀을 유유히 따돌리며 1주일째 청계산을 누비고 있다.
12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6일 오전 우리에서 도망친 꼬마는 10일 오전 11시30분께 대공원 남동쪽인 국사봉(해발 540m) 인근에서 모습을 드러낸 뒤 다시 자취를 감췄다. 11일 오전에는 국사봉 정상 부근 바위 밑에서 발자국과 배설물, 낙엽을 모아 잠을 잔 흔적이 발견됐다. 배설물 상태로 미뤄 꼬마의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등산객이 버린 음식물을 주워 먹었는지 배설물에는 사과씨 포도씨 등이 섞여 있었다.
서울대공원은 현재 꼬마가 국사봉 정상을 중심으로 반경 500m 범위에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립공원관리공단 멸종위기종복원센터가 지원한 포획틀 3개를 국사봉을 중심으로 설치한 뒤 꿀 포도주 정어리를 넣어 유인하고 있다. 대공원 직원 4명은 꼬마를 뒤쫓는 중이고, 15명은 국사봉 일대를 에워쌌다. 경찰관과 소방관 등으로 이뤄진 수색팀은 8일에 이미 철수했다.
대공원 관계자는 "멸종위기종복원센터가 2009년에 강원 화천군에서 탈출한 사육곰을 포획틀로 7일 만에 잡은 사례가 있어 앞으로 3∼7일 안에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꼬마가 포획틀을 찾도록 과일 등을 등산로에 버리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꼬마 포획을 위해 통제된 청계산 등산로는 10일 오후 4시30분께 모두 개방됐지만 등산객은 눈에 띄게 줄었다. 주변 식당들도 손님이 뚝 끊기며 때 아닌 매출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과천=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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