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로 프로야구 선수와 구단은 연봉협상 과정에서 얼굴을 붉히는 일이 적지 않았다.
연봉 3억6,000만원이었던 롯데 이대호는 연봉협상 전인 2009시즌에 타율 2할9푼3리 28홈런 100타점을 기록했다. 롯데 타자 가운데 연봉고과 1위였지만 구단이 제시한 금액은 2,000만원 삭감이었다.
이대호는 이틀간 팀 훈련에 불참했다. 이대호가 강경한 자세를 보이자 롯데는 한 발 물러나 동결을 제시했지만 이대호는 완강했다. 실랑이 끝에 이대호는 2010년 연봉 3억9,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선동열 삼성 감독도 현역 시절 계약 때마다 구단과 줄다리기를 했다. 선 감독의 부친인 고 선판규씨는 1987년 “최동원(롯데)과 같은 대우를 해달라”는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아들이 등판하는 날 광주구장에 팬들을 무료 입장시켜라”고 강수를 던졌다.
2008년 3억5,000만원에서 지난해 2억원으로 연봉이 1억5,000만원이나 삭감됐던 최희섭은 33홈런 100타점의 성적표를 들이밀며 최소 3억5,000만원을 요구했다. 구단이 최대 3억5,000만원에서 미동도 않자 최희섭은 협상테이블을 접고 지리산에 올랐다. 최희섭은 결국 올해 연봉으로 4억원을 받았다.
LG 유지현은 연봉조정신청에서 처음으로 승리한 선수다. 2002년 유지현은 전년도 연봉 2억원에서 1,000만원 삭감을 제시한 구단에 반발하며 2,000만원 인상을 외쳤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례적으로 선수의 손을 들어 줘 유지현은 2,000만원을 더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유지현은 ‘괘씸죄’에 걸렸다. 2004년 자유계약선수(FA)가 됐지만 1년 단기계약에 그쳤고, 2년 뒤에는 유니폼도 벗어야 했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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