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전설 웨인 그레츠키는 '불세출의 빙판 영웅'으로 꼽힌다. 1979년 NHL에 데뷔해 1999년 은퇴한 그레츠키는 50여개의 NHL 기록을 소유하고 있고 배번 99번은 NHL에서 영원히 결번됐다.
시드니 크로스비(23ㆍ피츠버그 펭귄스)는 유소년 팀 시절부터 '그레츠키와 비교할 만한 천재성'으로 주목 받았다. 2005년 NHL에 데뷔한 크로스비는 2006~07 시즌에는 최다 포인트(골+기록)와 정규리그 MVP를 석권하며 '그레츠키 후계자'다운 실력을 확인시켰다.
그러나 회의론도 끊이지 않았다. 상업적인 목적에서 슈퍼스타 출현을 바랬던 NHL과 언론이 만들어낸 '거품'일뿐 그레츠키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크로스비가 2010~11 NHL 정규리그에서 보이는 괴력에는'회의론자'도 할 말을 잃을 듯 하다.
크로스비는 12일(한국시간) 버팔로 세이버스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어시스트 1개를 추가하며 18경기 연속 포인트 기록을 이어갔다. 31경기에서 26골 25어시스트를 기록한 크로스비는 골과 포인트 부문에서 부동의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크로스비의 맹활약에 힘입은 피츠버그는 NHL 30개 팀 중 최다 승점(44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밴쿠버 커넉스전 이후 12연승 행진.
크로스비의 맹활약에 북미 지역 언론들은 흥분하고 있다. 특히 그레츠키 본인이 크로스비의 실력을 인정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레츠키는 캐나다 스포츠방송 TSN과의 인터뷰에서 "크로스비가 1980년대에 활약했다면 한 시즌에 충분히 200포인트를 달성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츠키는 1985~86 시즌 215포인트(52골 163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현역 시절 총 4차례 200포인트 고지에 올랐다. 200포인트는 수비 전술이 강화되고 몸싸움이 치열해진 최근에는 달성 불가능한 기록으로 여겨진다.
그레츠키가 크로스비를 자신과 동등한 수준임을 인정한 셈이다. 그레츠키는 "매번 볼 때마다 발전한다. 자신의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다. 다음 시즌에는 더 좋아질 것으로 확신한다. '전설'의 반열에 오를 때까지 시간은 걸리겠지만 반드시 그렇게 오를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의 후계자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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