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인근 예천군을 거쳐 봉화ㆍ영양군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전북ㆍ충남 지역에 가금류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고병원성 AI(H5NIㆍ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한다. 구제역 발생 당시 방역당국은 초기 대응을 소홀히 했다가 경상북도 전역을 위험지역으로 만들었다.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 AI가 가금류 농장으로 번지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AI의 경우 일단 선제적 대응이 효과를 본 점이다. AI는 전북 익산시 만경강 일대에서 철새인 야생 청둥오리의 분비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데 이어 충남 서산시에서 야생 수리부엉이를 검사하면서 위험성이 확인됐다. 직접적인 인플루엔자가 확인된 것이 아니라 오리와 부엉이의 체내에 형성돼 있는 항원을 발견한 것이다. 방역당국은 서둘러 인근 10㎞ 이내를 관리지역으로 설정해 비상경계에 들어갔다. 발병과 확산의 단계는 아직 아니지만 가능성과 위험을 예고하는 징후인 만큼 확실한 초기대응이 필요하다.
구제역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당초 안동시에서 구제역이 확인됐을 당시 좀 더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했더라면 10여만 마리의 소ㆍ돼지를 매몰하는 상황까지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을 지금이라도 새겨야 한다. 인근 강원도와 충청북도 등에서 방역 사투를 벌이고 있는 데 대해 중앙정부 차원의 협조도 늘려야 할 것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구제역과 AI에 관해 청정국가로 지정돼 있었다. 하지만 올 1월과 4월 경기도에서 구제역이 발생했고, AI 역시 2006년과 2008년 발생해 2년 주기설이 파다한 형편이다. 또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는 9월 이후 가축과 가금류에 대한 국가적 방역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올해 초 국가간 사람과 물자의 교류가 잦아지는 만큼 구제역과 AI 창궐의 위험을 경고하면서 특히 일본 중국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 주의를 당부했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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