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회동 제안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외교 고위 당국자는 이날 “김 위원장이 지난 9일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의 면담에서 ‘당사국들이 다 나오면 6자 수석대표 긴급회동 제안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입장이 전향적이라고 하더라도 한미일이 반대하는 현시점에서는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했다.
다른 정부소식통은 “북한이 다이 국무위원에게 연평도 포격도 남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차원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해 주장한 것 같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일 주중 한국대사관을 통해 김 위원장과 다이 국무위원의 면담결과를 우리측에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다이 국무위원과 기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문제에 대해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중ㆍ미의 외교적 행보’라는 기사에서 “내년 1월에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 주석의 미국 방문이 예정돼 있다”며 “조선(북한)은 이미 올 1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꿀 것에 대해 정식으로 제안한바 있다”고 밝혔다.
북한측 입장을 대변하는 조선신보가 ‘평화협정’, ‘내년 1월 후 주석 미국 방문’ 등을 언급한 점을 볼 때 북한은 비핵화 추진을 위한 6자회담 재개보다 평화협정 추진을 우선시하고, 북중간에 이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중국 신화통신은 지난 9일 다이 국무위원이 김 위원장과의 회동에서 북중 양측이 양자 관계와 한반도 상황에 대해 솔직하고 심도 있는 대화 끝에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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