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서는 미국은 우선 '쓰리 노, 원 예스(Three No's, One Yes)'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북한이 지난달 공개한 영변 우라늄농축 시설을 직접 확인했던 지그프리트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소장은 10일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기고를 통해 "미국이 동북아에 대한 핵정책을 전면 재점검할 때가 왔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쓰리 노, 원 예스'란 북한이 "더 이상 핵폭탄을 제조하지 않고, 핵폭탄을 개량하지도 않으며, 이를 수출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한다는 전제조건으로 미국이 지난 2000년 10월 북미 공동선언에 따라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해 주는 것이다.
헤커 소장이 사실상 이미 보유중인 북한 핵무기를 잠정적으로 인정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런 제안을 한 것은 북한이 이미 고농축우라늄도 대량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핵폭탄 4~8개를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 외에도 역시 비슷한 양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고농축우라늄을 확보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헤커 소장은 북한이 자신에게 공개한 원심분리 시설은 발전용 경수로의 원료로 사용할 저농축우라늄 생산용이었으며 북한 측은 2009년 4월부터 건설을 시작해 공개 직전에 완공했다고 주장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미 다른 곳에서 농축한 우라늄을 옮겨와 핵기술의 평화적 사용을 선전하고 자신들의 핵개발 역량을 과시하기 위해 시설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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