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홀브룩(69) 미국 아프가니스탄ㆍ파키스탄 특사가 10일(현지시각) 국무부 청사에서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현재 위중한 상태라고 미 국무부가 11일 밝혔다. 홀브룩 특사는 대동맥 파열에 따른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홀브룩 특사는 국무부에서 아시아와 유럽 지역 담당 차관보를 모두 거친 전례 없는 이력을 가진 외교관으로 지미 카터 정부 때 중국 문제를 담당했으며, 빌 클린턴 정부 때에는 유럽 담당 차관보로 보스니아전쟁의 종결에 기여했다.
특히 홀브룩 특사는 1977년부터 81년까지 국무부 아태차관보 재직 당시 10ㆍ26사건 직후 최규하 권한대행 체제에서 진행되던 한국의 정치일정에 깊숙이 관여했고, 12ㆍ12사태 직후에는 당시 윌리엄 글라이스틴 주한미대사에게 신군부의 권력 강화 움직임을 견제하도록 하는 등 당시 미국의 대한(對韓)정책 형성에 깊이 관여했다. 이후 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유엔주재 대사를 지냈으며 지난해 1월부터 아프가니스탄ㆍ파키스탄 특사로 활동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홀브룩 특사는 미국 외교정책사에서 훌륭한 인물일 뿐 아니라 우리 아프가니스탄ㆍ파키스탄팀의 핵심 멤버로 미국 국민과 전세계인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공직자”라고 칭송했다. 홀브룩 특사가 입원 중인 조지 워싱턴대 병원에는 이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외교안보팀 주요 멤버들이 문병을 다녀갔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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