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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일본에서 잘했다는 자부심 안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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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일본에서 잘했다는 자부심 안기고 싶다"

입력
2010.12.1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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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아빠가 일본에서 잘했다는 자부심을 안기고 싶었습니다." 내년부터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뛸 이승엽(34)이 입단 기자회견을 열고 명예회복을 자신했다.

이승엽은 10일 서울 남대문로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릭스 유니폼을 입으리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다. 최근 몇 년간 너무나 안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도 나를 원했다는 데에 깊이 감사 드린다. 선택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몸으로 보여주겠다"면서 "가능하다면 전 경기에 출전해 30홈런-100타점 정도는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2004년 지바 롯데에서 일본프로야구에 데뷔한 뒤 2006년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옮겼다. 요미우리에서의 첫해엔 타율 3할2푼3리 41홈런 108타점으로 맹활약했으나 이후 부상과 부진으로 몸값(4년 30억엔)에 부족한 성적을 냈다.

특히 올해는 주전 경쟁에서 밀려 타율 1할6푼3리 5홈런 11타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 후 센트럴리그 내 다른 팀 이적을 놓고 협상하던 이승엽은 출전 기회가 보장된 퍼시픽리그의 오릭스와 2년 계약(연봉 1억5,000만엔+옵션)에 도장을 찍었다.

이승엽은 "아들(은혁)이 여섯 살인데 이제 야구를 좀 알 나이가 됐다. 그런 아들이 TV 중계를 보면서 '왜 야구장 가서 게임에 안 나가고 집에 있냐'고 물을 때 마음이 많이 아팠다. 아빠가 일본에서 그냥 뛰기만 한 게 아니라 잘했다는 자부심을 주고 싶었다"면서 "이대로 한국으로 돌아왔다면 죽을 때까지 후회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향후 국내 복귀에 대해서도 "마지막은 항상 친정팀인 삼성 라이온즈에서 끝내고자 하는 마음이다. 그러나 삼성도 가고자 하는 방향이 있기 때문에 부담스러워한다면 일본에서 끝내겠다"고 말했다. 세대교체에 몰두 중인 선동열 삼성 감독은 그간 이승엽의 복귀를 두고 "와도 자리가 없을 수 있다"고 말해 왔다.

기자회견에는 무라야마 요시오 오릭스 운영본부장과 매리연 로버트슨 오릭스 고문이 동석했는데 이들은 "검증된 실력뿐 아니라 인간성과 리더십을 높이 사 이승엽을 데려 왔다. 중심타선에서 핵심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구단은 이승엽이 한국의 히어로에 이어 일본에서도 히어로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입을 모았다.

등번호 3번에 'LEE'대신 'LEE SY'를 새기고 새 출발할 이승엽은 13일부터 경북 경산의 삼성 볼파크에서 한 달 반 동안 개인 훈련을 할 계획이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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