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를 방불케 하는 진지함으로, 저잣거리 뺨치는 활기로 국악이 새롭게 난다. 음악 동인 고물의 ‘국악에 관한 세 가지 논쟁’과 타악 프로젝트 그룹 타(打)의 ‘굿 + 가락’이 국악의 미래를 대척점에서 제시한다. 진지함 대 유희성의 대립이 극적이다.
고물 ‘국악에 관한 세 가지 논쟁’
‘국악에…’는 이 단체가 창단 이후 5년째 펼쳐오고 있는 뮤직 다큐멘터리 무대의 연장선에 있다. 자칭 ‘무다리’(뮤직 다큐멘터리) 공연이라고도 하는 이 무대는 연주, 내레이션, 자막, 영상,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방식을 한 데 아우른다. 지금 사람들이 국악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의 스펙트럼을 펼쳐 보이기 위해서다.
현재 소통되는 국악 양식을 역사적으로 분석하는 이 무대가 다양한 유파의 음악 양식을 공연한다는 것은 기본이다. 결과적으로 무대는 여러 양식이 인용되는 퓨전 국악의 형태를 띤다. 객석 쪽에서 보자면 음악적 성찬이지만, 주최측의 의도는 각종 음악 유형 사이의 권력 관계를 체감시킨다는 데 있다.
음악감독 이태원씨는 “공부하는 무대라고 어렵게 볼 수도 있으나, 일반 관객은 버라이어티 쇼로 봐 달라”고 당부했다. 국악을 소재로 한 에듀테인먼트 무대인 셈이다. 가야금, 거문고, 각종 타악기(장구, 쇠, 중국계 타악기) 등을 연주하는 이 팀의 연주자 6명에다 재즈 피아노, 퍼커션, 아코디온, 철현금, 편종 등을 다루는 연주자 3명이 가세한다. 20~23일 웰콤시어터. (02)720-0749
타(打) ‘굿 + 가락’
엿가위 가락을 무대 중심에 세우는 타악 프로젝트 그룹 타(打)의 ‘굿 + 가락’에는 즉흥적 신명이 가득하다. 신명 오른 엿가위 장단에 모듬북이 가세한다. 소리꾼 장사익씨의 타악을 담당했던 고석진(37)씨의 물오른 엿가락이 주(主)라면, 퓨전 국악그룹 이스터녹스의 타악 주자 최영진(31)씨의 두들김은 부(副)다.
고씨는 이번에 경기 도당굿 음악의 휘몰이 장단을 위주로 신명의 최대치를 뽑아 올린다. 서울예전 무용과 출신의 유연한 몸동작이 무대의 신명을 배가시킨다. 2011년 그룹의 공식 창단을 앞두고 펼치는 시험 무대다. 고씨는 “3년전 거창연극제에서 훌륭한 오브제로 변신한 엿가위를 보고 배우기를 결심했다”며 “2년 전 넌버벌 퍼포먼스 ‘씨루다’에서 본격 엿가위 공연을 처음 선보였다”고 말했다. 29, 30일 한국문화의집 코우스. 1544-1555
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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