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류샤오보 대신 빈의자 사진… 노벨평화상 시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류샤오보 대신 빈의자 사진… 노벨평화상 시상

입력
2010.12.10 12:10
0 0

2010년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거행된 10일(현지시간) 오후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 강당. 객석을 채운 1,000여명의 참석자들은 식장에 덩그러니 놓인 빈 의자만을 응시했다. 수상자인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ㆍ54)가 중국 정부의 반발로 끝내 옥중을 벗어나지 못해, 주인 없는 시상식이 치러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류샤오보의 아내 류샤(劉霞)를 가택연금 하는 등 대리수상을 할 친인척의 출국도 철통같이 막았다. 결국 이번 행사는 나치가 방해한 독일 언론인 카를 폰 오시에츠키(1936년 수상자)의 시상식 이후 처음으로 상을 누구에게도 전달하지 못하는 반쪽 짜리가 되고 말았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시작된 시상 행사에는 먼저 류샤오보를 대신해 그의 대형사진과 빈 의자가 등장했다. 이어 노르웨이 유명 여배우이며 감독인 리브 울만이 류샤오보의 업적을 담은 글과 그의 작품 한 편을 읽어 주인공 없는 무대의 헛헛함을 달랬다. 노르웨이 국왕이 수여하는 메달과 1,000만 크로노르(미화 약 150만 달러)의 상금은 “언젠가는 류샤오보에게 전해질 것”이라고 AFP통신이 전했다. 시상식에는 한국의 이병현 주 노르웨이 대사,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 등 45여여 개 대표들이 중국의 강력한 압력을 뿌리치고 참석했다. 불참을 알렸던 세르비아와 우크라이나는 당일 참석을 결정, 시상식 직전까지 불참을 통보한 나라는 중국, 러시아, 파키스탄 등 19개국이었다. AP통신은 “시상식에는 해외도피중인 중국 반체제 운동가 100여명이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평화상을 제외한 다른 부문의 노벨상 시상식은 10일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예정대로 진행됐다.

한편 중국에선 노벨 평화상 시상식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중국 당국은 10일 중국인들이 시상식을 보지 못하도록 미국 CNN과 영국 BBC, 노르웨이방송 등의 웹사이트 접속을 차단했다. 또 중국 내 각종 웹사이트와 블로그 등에 게재된 류샤오보 관련 글을 삭제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베이징시 공안당국은 이 날이 류샤오보가 중국의 일당독재 반대와 정치개혁 요구를 주도한‘08헌장’발표 2주년인 점을 고려, 수 십 명의 민주개혁 인사들에 대해 가택연금과 감시를 실시했다. 또 중국에서 취재하려는 노르웨이 기자들에 대한 입국 비자발급을 거부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자매지 환추(環球)시보 등 중국 언론들은 때맞춰 노벨위원회에 대한 날 선 비판의 포문을 열고 나섰다. 환추시보는 10일자 사설에서 “노벨위원회는 놀라운 경제성과를 거두며 21세기 인류발전에 기여하려는 중국의 모든 것을 부정하려 한다”며 “노벨위원회는 복잡한 국제정치 무대에서 노리개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