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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사서교사 보기 힘든 학교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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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사서교사 보기 힘든 학교도서관

입력
2010.12.10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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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두 아들의 학교에서 올해 1년간 도서관 자원봉사를 한 주부 A씨는 며칠 전 감사장을 받았다. 그러나 기쁘지는 않았다. 대학을 갓 졸업한 임시직 사서 1명만 둔 채 학부모 자원봉사자로 도서관을 운영하는 상황이 못마땅하고 걱정스러웠기 때문이다.

이 학교에서는 학년별로 10여명의 엄마들이 매일 2명씩 번갈아 나와 평일은 오전 11시 5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주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도서관을 지켰다. 본격적인 독서 지도는 엄마들의 역량 밖이었다. A씨는 "사서 없는 학교도서관은 책 대여소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또 권한도 책임도 없이 박봉을 받으며 일하는 임시직 사서는 학교에서 거의 외톨이 신세라 도서관 일을 적극적으로 할 처지가 못 된다고 전했다.

이 학교만의 사정이 아니다. 서울의 초중고교 중 거의 60%는 사서가 없다. 2003년 시작된 학교도서관 활성화 사업에 따라 사서교사 임용은 2008년까지 매년 두 자리, 세 자리 수로 이뤄지다가 현 정부 들어 급감해 전국에서 2009년 9명, 2010년 24명에 그쳤다. 많이 늘렸다고는 해도 아직 사서교사가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내년에는 신규 채용 계획이 아예 없다. 사서교사의 빈 자리는 일용직, 공공근로자, 계약직 사서, 자원봉사자 등이 채우고 있다.

A씨는 곧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것도 걱정이라고 했다. 방학 중에도 학교로 책을 보러 오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있는 게 좋지만, 엄마들이 집에 아이들을 놔둔 채 매일 그만큼 시간을 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방학 중에는 정오까지 하루 2시간만 도서관을 열자는 의견에 그는 반대했다. 하지만 대안은 찾지 못했다.

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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