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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선언 62주년에 인권위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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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선언 62주년에 인권위 '굴욕'

입력
2010.12.1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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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세계 인권선언 62주년 기념식 및 인권상 시상식'이 결국 반쪽 잔치로 막을 내렸다.

일부 인권관련 시민단체는 인권상 수상자가 북한 인권관련 인물에 편중됐다고 비판하며 별도로 인권선언 62주년 기념 기자회견을 열었다. 인권위원장 표창을 받기로 예정된 단체는 현장에서 수상을 거부하는 등 인권위의 추락한 공신력이 그대로 드러났다.

10일 인권위와 인권단체에 따르면 이날 인권위원장 단체 부문 표창 수상자로 선정된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시상식에 참석만 하고 상을 받지 않았다. 차별철폐연대 관계자는 "인권위원장은 (인권상을 줄) 자격이 없다는 판단 하에 수상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했다. 7일에는 '이주노동자의 방송(MWTV)'이 같은 이유로 상을 거부한다고 밝히고 이날 시상식에 불참했다.

그러나 인권위 관계자는 "한 단체가 수상을 거부한 것 외에는 비교적 조용히 행사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는 정부 포상인 국민훈장과 국민포장 부문에서 북한인권시민연합 윤현 이사장, 강릉원주대 김명호 교수가 상을 받는 등 총 11개 부문의 시상이 이뤄졌다.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인권관련 시민단체 연합은 인권위의 기념식과 별도로 인권위 앞에서 세계인권선언 기념식과 기자회견을 가지고 올해 10대 인권 뉴스를 선정 발표했다. 이들은 '현병철 인권위원장 임기 1년 만에 찾아온 위기와 사퇴운동' '동성애 혐오의 조직화와 확산' 등을 주요 뉴스로 꼽았다.

또 "세계인권선언을 선포한 지 62주년이 됐지만 한국의 현실은 발전이 아닌 퇴보를 거듭하고 있다. 인권후퇴와 차별에 맞서 우리 모두 맞서겠다"는 성명을 낭독하고, "독단적 인권위 운영과 정부 눈치보기를 하고 있는 현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이날 오후 인권상ㆍ인권논문상ㆍ인권에세이상 등 공모전 시상식을 가졌다. 영상공모전 대상작인 '장애in소리' 선철규씨 등 상을 거부하겠다고 밝힌 3개 부문의 수상 예정자는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편, 유충권 인권위 조정위원(변호사) 등 7명은 "인권위가 정부의 눈치만 볼 뿐 제대로 된 의견 표명 자체도 하지 않을뿐더러 상임위원 등에 대한 어이없는 인사를 하고 있어 절망적이다"라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들을 포함 현재까지 사퇴한 인권위 인사는 총 68명이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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