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요즘 읽는 책은?
"일본의 배우 겸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가 쓴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노트> ." 기타노>
_ 왜 이 책을?
"얼마 전 일본에서 기타노의 화집을 봤는데 기발한 상상력과 세련된 색감이 돋보이는 그림들이었다. 엘리베이터 보이에서 만담가로, 그리고 영화 '하나비'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영화감독으로, 거기에 화가까지. 그의 천재적이고도 다양한 인생 경로에 호기심을 느껴 이 책을 고르게 됐다."
_ 이 책의 좋은 점은?
"너무 솔직하다. 대책없을 정도로 솔직하고 도발적이지만 묘한 설득력이 있다. 2~3시간이면 충분히 다 읽을 수 있을 만큼 재미있고, 따끈한 한 잔의 정종처럼 맛있는 책이다. 어떻게 세상을 보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명쾌하게 웅변한다. 또 뜻밖에 따뜻하고 귀여운, 그의 인간적 면모도 느낄 수 있다."
_ 인상적인 대목은?
"'인간은 평등하지 않다. 노력해도 안되는 놈은 안된다. 법 아래 평등을 착각해선 안된다. 잔혹한 표현이지만 멍청이는 멍청이다. 발이 느린 놈은 느린 거고, 야구를 아무리 좋아해도 못하는 놈은 연습을 해도 못한다'는 대목. 냉정한 것 같지만 중요한 메시지라고 본다. 그림을 아무리 그려도 누구나 피카소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나도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의 '명ㆍ청 회화'전에 나온 작품들을 보고 화가로서 엄청난 수준 차를 느꼈다. 이를 어떻게 돌파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차이를 인정하되 치열한 경쟁을 무서워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사회에는 착각을 하게 만드는 교육이 많은 것 같다. 누구나 평등하다고, 무엇이든 노력하면 잘할 수 있다고 가르치니까 엉뚱한 헛발질을 하게 되는 거다. 이 책은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그런 현실을 살아가기 위해 자신만의 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_ 추천한다면?
"현실 세계에서의 경쟁을 회피하려는 자들, 아버지로서의 정체성을 혼돈하는 자들, 문화의 본질을 알고 싶어하는 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지난해 출간된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노트> 는 기타노 다케시의 삶과 가치관을 담은 책이다. 파란만장한 인생 경험을 통해 체득한 독특한 철학을 삶과 죽음, 교육, 관계, 예법, 영화라는 5가지 주제로 나눠 이야기한다. 특유의 거침없는 독설과 유머가 가득하다. 북스코프ㆍ224쪽ㆍ1만2,000원. 기타노>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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