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돼지해 태어나 복 받았다고 좋아했는데…"49만명 새해에 만 4세… 평년보다 10% 많아
소위 '황금돼지 해'로 불리는 2007년에 태어나 내년에 4세가 되는 아들을 둔 김유진(33ㆍ서울 광진구 구의동)씨는 요즘 아이의 유치원 입학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 지역 유명 유치원 여러 곳에 원서를 넣고 있지만 "입학이 결정됐다"는 통보를 받은 곳은 단 한군데도 없기 때문이다. 모집 첫날에 원서를 접수시켰으나 유독 경쟁이 치열한 4세반은 금새 마감되기 일쑤였다.
접수를 해놓고 대기 중인 한 유치원은 20명 모집에 첫 날만 100명이 넘게 몰려 추첨을 했다. 14명의 돼지해 출생 아이를 선착순 모집하는 또 다른 유치원엔 모집 시작일 전날 밤부터 줄을 섰지만 이틀 전부터 기다린 학부모들에게 밀릴수밖에 없었다.
돼지띠 유아들이 대학 입시 못지 않은 유치원 입학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07년 출생아수가 유독 많았던 이유는 간단하다. 입춘(立春)이 두 번 있어 결혼하면 좋다는 쌍춘년(雙春年) 이듬해인데다, 태어난 아기가 부자가 된다는 '황금돼지 해'라는 소문이 퍼진 탓이다.
2007년생은 49만3,189명으로 2006년(44만8,153명)에 비해 10%가량(4만5,036명) 늘었다. 2005년(43만5,031명), 2008년(46만5,892명), 2009년(44만4,849명)과 비교해도 5만 명 가량 더 많다.
이 때문에 2007년생들은 다른 해 아이들보다 더 치열한 유치원 입학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집에서 가깝고 평판이 좋은 유치원에 보내려고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정원은 제한돼 있다보니 일부 명문 유치원 입학은 '바늘구멍' 처럼 좁다.
서울 중구의 한 초등학교 부설 유치원은 30명 모집에 예년보다 두 배 많은 200여명이 지원했다. 부산 수영구의 한 사립유치원은 30명 정원의 4세반을 3개에서 4개로 늘렸지만 지원자가 몰리자 추첨을 하기로 했다. 대도시의 주요 사립유치원은 대부분 4세반 원아모집이 끝났으나 학부모 성화에 대기자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4세반이 입학 경쟁을 벌이는 것과는 달리 다른 반은 여전히 여유가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박철현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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